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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해서 산 50억 아이파크삼성, 경매도 한번 유찰 돼 결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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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삼성 아파트 단지. 중앙포토

아이파크삼성 아파트 단지. 중앙포토

 경매시장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물건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은마아파트에 이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아이파크삼성에서 원리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한 매물이 경매로 넘어갔다.

17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145㎡가 감정가 50억원에서 한 차례 유찰된 끝에 51억원에 매각됐다.

집주인 A씨는 2019년 8월 35억원 상당의 소유권을 이전받으면서 1금융권에서 16억 2800만원을 대출받았다. 두 달 뒤 추가로 대부업체에서 23억 2700만원을 대출받았고 A씨는 이후에도 B씨 등 2명에게 9억 1000만원을 빌렸다.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자 사채를 빌려준 사람이 경매를 신청해 지난해 8월 집이 경매로 넘겨졌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40억원가량의 대출을 통한 영끌 매수 사례로 볼 수 있다”며 “1금융권 대출 한도 때문에 대부업체에서 추가 대출을 받았고, 이후 감당을 할 수 없으니 경매로 넘겨졌다”고 말했다.

아이파크삼성 외에도 대부업체 등을 통해 우회 대출을 받은 영끌 물건이 경매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5년 만에 등장한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비슷한 사례다.

지난해 12월 은마아파트 84㎡는 27억 9000만원(감정가)에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시세보다 높아 두 차례 유찰됐다.

지난해 9월 40대 집주인은 집값 27억원의 88%인 24억원을 대부업체에서 빌려 집을 샀다. 대부업계의 연평균 이자가 10%인 점을 봤을 때 해당 집주인은 월 2000만원의 이자를 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물건은 두 차례 유찰됐고 3차 경매에서 최저가가 17억 8560만원으로 떨어졌다. 18억원에 낙찰된다 하더라도 24억원을 빌려준 대부업체는 6억원을 손해 봐야 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에서도 준공 이후 처음으로 경매시장에 물건이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8㎡는 감정가 42억원에 입찰이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과거보다 강남권 아파트가 경매 매물로 많이 나오고 있고 낙찰가율도 상대적으로 높다”며 “유찰될 때마다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라 현금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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