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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다시 ‘적반하장’ 협박…"한·미, 전례 없는 강력 대응 직면할 것"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16일(현지시간) 북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공개 회의와 한ㆍ미의 정상적인 훈련 일정을 문제삼으며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란 협박성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부대의 소요 제기와 행정, 인사 등을 전담하는 '미사일총국'을 신설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6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석상에 앉은 김 위원장 뒤쪽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미사일)총국'이라는 글자와 마크가 새겨진 깃발이 세워져 있다. 지금까지 미사일총국은 북한 매체 보도에서 언급된 적이 없으며 깃발로 등장하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탄도미사일 부대의 소요 제기와 행정, 인사 등을 전담하는 '미사일총국'을 신설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6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석상에 앉은 김 위원장 뒤쪽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미사일)총국'이라는 글자와 마크가 새겨진 깃발이 세워져 있다. 지금까지 미사일총국은 북한 매체 보도에서 언급된 적이 없으며 깃발로 등장하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북한은 1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 미국이 적지 않은 성원국들의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 안보리 회의를 강압 소집했다”며 “안보리가 미국이 원하는대로 끌려다니는 경우 정상적인 군사활동 범주 외에 추가적인 행동조치를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힘을 시위하고 힘으로 대응하는 것이 미국의 선택이라면 우리의 선택도 그에 상응할 것”이라며 “(한ㆍ미가)훈련구상을 발표한대로 실행에 옮긴다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속적이고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먼저 문제 삼은 건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진행된 유엔 비공개회의였다.

해당 회의는 미국 등 6개 이사국의 요청으로 ‘비확산과 북한’이라는 주제로 소집돼 진행됐다. 유엔은 지난달 30일에도 비공개 회의를 열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는 의장성명 채택 등을 시도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지난해 11월 18일 발사한 화성-17형 미사일 시험 발사 영상을 1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지난해 11월 18일 발사한 화성-17형 미사일 시험 발사 영상을 1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이에 따라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의미하는 ‘2개의 상임이사국’이라는 표현으로 북한을 두둔하고 있는 중ㆍ러를 겨냥해 “상임이사국은 자기 모순적인 비토권 행사를 자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중ㆍ러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10개의 주요 결의안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음에도, 지난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한 것자체가 모순이라는 비판이었다.

이날 북한의 담화에는 황 대사의 논리에 대해 적반하장식으로 반박하는 내용도 담겼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안보리는 조선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인내와 자제력을 유지하고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무근거하게 걸고든다”며 “조선반도를 전쟁연습터로, 군사기지로 전변시키려는 미국을 제지시키기는커녕 그 어떤 우려표명도 하지 않고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인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주석단에서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무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인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주석단에서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무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그러면서 “주권평등과 자주권 존중, 내정불간섭을 명시한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란폭무도하게 위반하는 미국의 불공정한 행태에 대하여 국제사회가 응당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고도 했다.

또 자신들의 무차별적 군사 도발에 대해선 “주권국가로서 응당히 취해야 할 정상적 국방력 강화 일정 외에는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행동조치도 자제하고 있다”며 도리어 한ㆍ미를 향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외교가에선 특히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유엔 안보리를 문제 삼으면서 한ㆍ미가 진행하고 있는 연합 훈련 일정에 대해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을 언급한 것과 관련, 3월로 예정된 한ㆍ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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