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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회장대행 된 김병준 “최장 6개월까지만”

중앙일보

입력

김병준 사랑의열매 신임 회장이 31일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김상옥 의사 일 대 천 항일 서울시가전 승리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사랑의열매 신임 회장이 31일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김상옥 의사 일 대 천 항일 서울시가전 승리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회장 권한대행으로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추천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차기 회장을 찾는데 난항을 겪어온 전경련이 결국 재계 밖 인물을 영입해 한동안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은 모양새다. 하지만 여전히 정식 차기 회장 선임은 풀지 못한 숙제로 남겨놨다.

17일 재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전경련 회장 후보 추천위원장인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은 최근 허창수 현 전경련 회장에게 김 회장을 차기 회장 권한대행으로 추천했다. 이 명예회장은 재계에서 적절한 회장 후보가 나타나지 않자 김 회장에게 권한대행을 맡도록 해 일정 기간 전경련을 이끌면서 차기 회장을 결정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현재는 전경련이 회장을 모시기 힘들 정도로 위상이 떨어져 있고 국민적 인식도 좋지 않다. 전경련을 바로 세우는데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후보추천위와) 나눴다”라며 “전경련이란 단체 자체를 맡는 건 부담스러우니 간접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맡아 달라 제의해 최대 6개월까지만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김 회장을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 모색이나 주요 4대 그룹 재가입 등 전경련이 차후 해결해야 할 미션에 대해서 김 회장은 “지속가능한 자유시장 경제 철학을 바탕으로 한 기조를 조직에 다지면 내 할 일은 끝난다고 보고 있다”라며 “좋은 회장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까지가 내 일이다. 사회 인식이 달라지게 하고 나서는 (회장 물색 등은) 재계가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지방자치 분야 전문가로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정책특보 등을 지냈다. 2018∼2019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윤 후보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지냈다.

회장직이 공석이 돼 외부 인사가 권한대행을 맡는 건 전경련 62년 역사상 처음이다. 과거 1999년 김우중 회장(대우그룹 회장)이 외환위기로 물러나며 부회장단 중 최연장자가 직무를 대행한다는 규정에 따라 김각중 경방 회장이 직무대행을 한 바 있다. 이후 김 회장은 26·27대 회장을 연이어 맡았다. 2003년에는 손길승 회장(전 SK그룹 회장)이 분식회계 사태로 물러나며 역시 연장자 규정에 따라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이 직무대행을 지냈다. 그는 29·30대 회장을 지냈다.

재계 관계자는 “역사상 예가 없는 일로, 그만큼 전경련 회장직을 맡을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는 뜻”이라며 "기업인이 아닌 학자 출신인 김 회장이 어떤 역할을 할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오는 23일 총회에서 회장 권한대행을 위한 기구를 설립해 김 회장을 기구의 장을 맡기는 안건을 회원사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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