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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가서 사장님 돼 나온다…'대학 밖 인재' 키우는 국립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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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방대학 시대를 이끄는 국립대학 ④

강원대에서 실시하는 '강원열린군대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군 장병들이 VR 고글을 쓰고 관련 창업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강원대

강원대에서 실시하는 '강원열린군대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군 장병들이 VR 고글을 쓰고 관련 창업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강원대

지난 2020 도쿄올림픽 수영(자유형) 200m서 한국 신기록을 수립한 황선우(19) 선수 뒤에는 한국체육대 스포츠영상분석팀의 조력이 있었다. 한체대 팀은 경기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황 선수의 동작, 구간별 기록 등을 제공했다. 국립 한체대는 국내에 전문 인력이 많지 않은 스포츠과학 분야를 집중 연구한다. 학교 소속 선수 뿐 아니라 청소년,국가대표 등 필요한 곳에 과학적인 운동 분석을 지원한다. 한체대 관계자는 “앞으로도 스포츠과학 분석이 필요한 곳이라면 연구 역량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국립대, 연구·지역 특성 살려 대학 밖 인재도 양성

국립대는 한체대처럼 대학이 가진 고유 특성을 살려 학교 안팎에서 인재를 키우고 있다. 강원대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강원열린군대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강원도에 근무하는 군 장병을 대상으로 취·창업 교육을 했는데, 2019년부터 작년까지 422명의 장병이 참여해 사업 아이디어를 냈다. 수통 뚜껑에 원터치 소독제를 부착, 응급시 소독약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아이디어는 지난해 육군 창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22년 2월 창원대 메이커아지트에서 지역 경력 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3D프린터, 레이저컷팅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창원대

지난 2022년 2월 창원대 메이커아지트에서 지역 경력 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3D프린터, 레이저컷팅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창원대

창원대는 경력 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창업 교육을 했다. 지역 내 다른 창업단과 협력해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의 사용법을 가르쳤는데, 지난 5년간 201명이 참여했다. 창원대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실습 위주로 운영하면서 예비 창업자를 위한 맞춤 교육을 했더니 주민에게 호평을 받았다”며 “아이디어를 3D로 구현해보면서 수강생이 창업에 자신감을 얻는다”고 했다.

지역 문제 발굴, 교과목 개설해 해결 방안 찾아

지역과 연계한 교육·연구도 강화하고 있다. 전북대는 군산대·원광대·전주대와 공동으로 ‘전북실리콘밸리 실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차량 반도체 설계와 관련한 실무 교육을 지역 기업과 함께 마련했다. 2021년 956명이 교육을 받았고, 지역 기업과의 산학워크샵에도 140여명이 참석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 전북대 관계자는 “지역 핵심 산업인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11월 전북대에서 열린 반도체 취업 역량 강화 아카데미에 참석한 학생들이 지역 반도체 업체 대표의 특강을 듣고 있다. 사진 전북대

지난 2021년 11월 전북대에서 열린 반도체 취업 역량 강화 아카데미에 참석한 학생들이 지역 반도체 업체 대표의 특강을 듣고 있다. 사진 전북대

서울과학기술대는 민·관·학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학이 주민·지자체와 소통하며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교과목으로 개설해 연구했다. 충청 지역에선 한국교통대와 한밭대가 3D 프린팅, 교통정보, 자율주행 등 각 대학의 특화 분야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국립 교육대학은 예비교사 전문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교대는 학생들이 현직 교사와 상담을 하고 올바른 교직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직관 함양 캠프’를 열었다. 청주교대와 광주교대도 예비교사 멘토링 프로그램 등 전문성을 키우는 활동을 지원한다.

“국립대 발전이 지역혁신으로 이어져”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국립대도 많아지고 있다. 충북대는 고교학점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고교를 위해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 72개 강좌를 운영했다. 지난해에만 충북 46개 고교에서 4162명이 참여했다. 충북대 관계자는 “희망 학생이 적거나 교사 수급이 어려운 과목을 대학이 개설하면서 학생 선택권을 넓혔다”고 했다.

지난해 8월 태국 촌부리 부라파대학교 부속학교에서 제30기 부산대학교 연합해외봉사단으로 파견된 학생들이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부산대

지난해 8월 태국 촌부리 부라파대학교 부속학교에서 제30기 부산대학교 연합해외봉사단으로 파견된 학생들이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부산대

부산대는 지역 대학과 연합해 해외 봉사단을 조직했다. 태국, 베트남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학교 건립도 도왔다. 2018년 해외 봉사단의 도움을 받았던 태국 학생 두 명이 이듬해 부산대에 진학하기도 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공동체 의식 강화에 도움이 된 것은 물론, 현지의 우수 학생을 우리 대학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정종율 국립대학육성사업발전협의회 회장은 “국립대 경쟁력 강화와 지역 인재 양성이 결국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국가 균형 발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교육연구기관으로서 경쟁력 및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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