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이 콕 찍은 '전장' 덕에…LG전자 올 주가 32% 뛰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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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왼쪽 두 번째)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경영진과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기업 중 하나인 마그나(Magna) 부스를 방문하고 있다. 양사는 최근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왼쪽 두 번째)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경영진과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기업 중 하나인 마그나(Magna) 부스를 방문하고 있다. 양사는 최근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예상 밖의 실적 하락)를 기록한 LG전자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해 90% 급감했음에도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부문이 향후 실적을 견인할 거란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LG전자는 주식시장에서 전날보다 1.06% 상승한 1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일 종가 8만6400원 기준으로 3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11.2%의 3배에 육박한다. 삼성전자 주가가 같은 기간 14.7% 오른 것과 비교해도 상승 폭이 두 배가량 된다. LG전자 주가가 11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5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증권가에서는 최근 LG전자 주가가 상승하는 배경으로 전장 산업의 성장성을 꼽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차량용오디오사업부를 VS사업본부로 출범시켰다. 초기만 해도 고전을 면치 못해 2015년 4분기를 제외하고는 2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하지만 2018년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고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점찍은 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LG전자는 그해 오스트리아 발광다이오드(LED) 차량용 램프 회사인 ZKW를 인수했다.

이 회사 VS사업본부는 세계 3위 자동차부품 업체인 마그나와 합작한 LG마그나 e파워트레인(전기차 동력전달장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차량용 조명 등 3대 핵심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매출은 8조649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회사 전체 매출 중 10%를 넘겼으며 7년 만에 흑자(1696억원) 전환했다.

올해도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고사양화에 따른 인포테인먼트 수요 증가, 유로존 경기 침체 완화로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가동률 상승 등 호재가 여럿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지난해 대비해 25% 증가한 10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8% 증가한 3357억원으로 예상돼, 전체 영업이익의 8.3%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전장 부문의 올해 수주 잔고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2021년 전장 수주 잔고가 60조원가량이었는데, 매년 20조원씩 추가로 수주를 따낸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전장 사업의 수주 잔고는 80조원 수준이며, 올해는 고부가 및 고성능 제품의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통해 전년 수준을 상회하는 수주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VS사업본부 전 분야에 걸쳐 대규모 경력직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 가전·TV 등 수요 회복세까지 더해 한동안 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증권가는 분석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은 “가전 물류비 부담이 감소되고 북미 지역에서 프리미엄 매출 비중 확대, 유럽의 TV 수요 회복 조짐이 감지된다”며 ”전장 매출 성장과 비용 절감 효과 등이 극대화하며 1분기 실적부터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LG전자 주가는 2023년 추정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84배, 주가수익비율(PER) 8.7배에 불과하다”며 “전장 사업의 가치가 미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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