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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피해자 측 "일부 정부안 부정적…日 진심 어린 사과 원해"

중앙일보

입력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주최 강제동원 피해자 및 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주최 강제동원 피해자 및 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정부와 일본 측이 협의 중인 강제징용 배상 해법 정부안에 대해 일부 피해자는 이를 비판하며 일본 측의 명시적 사과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제징용 소송 법률대리인 중 한 명인 법무법인 해마루 임재성 변호사는 16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클럽이 주최한 '강제동원 피해자 및 시민단체 관계자'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정부안을 수용할 수 있는 분도 존재하고 그렇지 않은 분도 존재한다"며 "제가 대리하는 사건 가운데 일본 제철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분들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12일 강제징용 해법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일본 피고 기업을 대신해 확정판결 피해자들의 판결금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 해법을 사실상 정부안으로 공식화했다. 다만 일본 측 사과와 일본 피고기업의 기금 조성 참여 등이 반영되지 않아 강제동원 피해당사자인 양금덕 할머니를 비롯한 일부 피해자 지원 단체들이 반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임 변호사에 따르면 히로시마로 동원된 피해자 중 미쓰비시를 상대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 측은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노력하고 판결금 지급을 이행한다면 정부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 하지만 일본제철 소송 원고인 이춘식 할아버지와 김규수 할아버지의 자녀들은 일본의 명시적 사과만을 원하며 그것이 없다면 지금 정부가 말하는 방식의 합의는 하지 않겠다고 한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주최 강제동원 피해자 및 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주최 강제동원 피해자 및 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 변호사는 "보도된 것처럼 피해자 중 정부안에 긍정적 평가도 있긴 하다"면서도 "그러나 그분들 역시 '사과를 받고 싶다, 그게 안 된다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고,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일본 측의 진심 어린 사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확정된 안이 있을 때 피해자분들의 의사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이분들도 오랫동안 해온 소송이고 각자의 여러 상황, 나이, 경제적 여건들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정부가 최근 공식화한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선 "거창한 것을 거둬내면 피해자 채권을 어떻게 없앨지에 대한 고민"이라며 과거 정부가 대리인을 맡은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이(강제징용) 판결에서 정부는 단순 제3자라 한국과 일본 사이에 어떤 합의를 하든 피해자들의 채권을 소멸시키기 위해선 개개인의 동의를 구해야 하고 그 동의를 구하지 못하면 법원에 공탁해 일방적으로 채권이 소멸됐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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