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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진보·보수 별 차이 없다...타협할 줄 모르고 시비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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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여야가 정치개혁 일환으로 추진 중인 선거제 개편안과 관련해 "중대선거구제를 하면 정치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하는데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친이낙연계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모임에 참석해 '한국 정치의 올바른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제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하면 국회가 다당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 경우 집권당이 절대 과반을 차지하기 어렵다"며 "결국 현재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고, 각종 부작용이 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4년 중임제 헌법 개정과 관련해선 "당선된 대통령이 그다음에또 한 번 하려고 하면 (임기) 4년 동안 그 준비만 할 것 아닌가"라며 "결국 가서 낭비만 잔뜩 하고서 마지막이 오는 그런 상황이 온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가 제발 좀 정치하는 분들이 이중적인 사고를 하지 말고 정직해야 한다"며 "말로는 그럴듯하게 얘기하고 행동은 다르게 간다. 자유민주주의를 주창했으면 합당한 행동을 같이해야지 말은 자유민주주의 얘기하면서 행동은 반대되는 그런 식의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대통령제가 아닌 의원내각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도 거듭 밝혔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선진국 중에서 그래도 경제적, 사회적으로 가장 안정돼 있고 큰 사회적인 변화를 거친 나라는 독일"이라며 독일 내각제를 언급했다.

그는 "독일은 지금 7개 정당이 국회에 들어가 있는데 어느 정당도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과반 의석을 차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서로 타협해서 정부가 형성된다. 지난 74년 동안 정책 일관성을 가지고 모든 게 화합을 이루니까 오늘날의 안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 위원장은 "진보 진영, 보수 진영 다 가봤는데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며 "양 진영이 타협할 줄 모르고, 시비만 걸고 지내는 게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야당을 향해선 "세상이 달라져서 적극적인 투쟁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밖에 나가서 극한투쟁을 하면 국민이 짜증 내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야당은 기본적으로 국민이 바라는 바를 제대로 탐구해서 미래 비전만 제시하면 된다"며 "민주당은 지금 170석 가까이 갖고 있다고 하지만, 자기네들이 집행능력은 없다. 집행은 행정부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자기들이 뭘 할 수 있다, 이런 착각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강연을 마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대외적인 평가는 가급적이면 안하려고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상황 인식을 좀 명확하게 하면서 국정을 했으면 좋겠다"며 "정치권 진영싸움보다 실생활에서 가스비, 집세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관심을 갖는 게 일반 대중, 대한민국 국민의 다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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