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에 떠내려가던 소떼…주인 다급한 목소리에 벌어진 일

뉴질랜드에서 홍수에 떠내려가던 소들이 멀리서 주인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 500m 거리를 헤엄쳐 밖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화제다.

주인 목소리 듣고 헤엄쳐 오는 소들. 뉴질랜드 와이푸쿠라우 동물병원 페이스북 캡처

16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와이푸쿠라우 동물병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젖소 23마리의 목숨을 건 탈출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뉴질랜드 북섬 호크스 베이 지역에는 사이클론 가브리엘이 강타했다. 이에 소들은 방목장에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서 물에 빠지게 됐고 급류에 휩쓸려 강 쪽으로 끌려가다 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동물병원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소 주인인 카일리 매킨타이어가 언덕에 서서 다급하게 소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소들은 한 무리를 이뤄 주인의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물의 흐름을 거스르며 필사적으로 헤엄치는 모습이다.

주인의 목소리는 구령을 맞추듯 계속됐고, 소들은 목만 나오는 흙탕물 속에서 무려 500m를 헤엄쳐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한다.

이런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16일 오후까지 6만4000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와이푸쿠라우 동물병원의 수의사 앤 젤링은 카일리의 부름에 호응하는 소들의 반응이 놀라울 정도라면서 “그는 소들을 사랑하고 소들은 그를 사랑하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젤링은 소들이 목까지 물에 잠겨 와이파와 강 쪽으로 떠내려가고 있었다며 “매킨타이어의 다급한 목소리를 동영상에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매킨타이어가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찔해 한다며 그러나 소들은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젤링은“어제도 소들의 건강을 체크했다”며 “다섯 마리가 폐렴 증세가 있어 집중 치료를 받고 있지만, 나머지 소들은 모두 편안하게 잘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