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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전 특정후보 1명만 접촉…HUG 사장 내정설까지 돌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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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신임 사장 선임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HUG 고위 간부들이 여러 후보군 중 특정 인사만을 만난 데 이어 업무 관련 논의까지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HUG는 전세금 반환보증 등 민생과 직결되는 주거정책 사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후보 5명 중 1명만 ‘석연찮은’ 만남

16일 HUG 등에 따르면 HUG는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열어 5명 사장 후보 중 한 명을 최종 후보로 좁힐 계획이다. 이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명 시기는 다음 달 초로 예상된다. 앞서 6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는 5명 후보군을 추려줬다.

HUG 사장 최종 후보 5명 가운데 1명인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 [중앙포토]

HUG 사장 최종 후보 5명 가운데 1명인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 [중앙포토]

하지만 HUG 고위 간부들이 주총을 앞두고 5명 후보 중 특정 인사만을 접촉하면서 ‘내정설’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이병훈 HUG부사장 등은 지난 8일과 9일 서울의 식당과 회의실 등지에서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을 만났다. 양측 만남 때 HUG 업무 및 인사 관련 논의까지 이뤄졌다. 공교롭게도 HUG는 박 전 부사장 만남 직후 승진 대상자 인사를 위한 내부 다면평가 절차에 들어갔다. 사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인사 절차가 진행되자 HUG 안팎에선 인사 개입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HUG “업무 설명했을 뿐”  

감사위원을 지낸 전직 HUG 간부는 “시기적으로 인사철인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신임 사장 선임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사장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은 인사를 단행한다는 건 (공공기관으로서)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종 후보자가 한 명일 땐 이 같은 사전 접촉이 일반적이지만 여러 명의 후보 가운데 특정 인사만 콕 짚어 만난 점은 문제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HUG 관계자는 “(주총 전이지만) 지난 5일 박 전 부사장이 HUG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내용의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에 박 전 부사장을 만난 것”이라며 “업무 관련 논의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보고가 아니라 업무 관련 설명을 했을 뿐이다. 예정대로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박 전 부사장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부산시민단체협의회는 전날(15일) 성명서를 내 “상급 기관인 국토부는 HUG 사장 선임 과정 의혹을 해명하고 어떻게 조치할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탁결제원도 “낙하산 안돼” 노사 갈등

한국예탁결제원사옥 전경. 사진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예탁결제원사옥 전경. 사진 한국예탁결제원

또 다른 금융 공기업인 한국예탁결제원에서는 역시 사장 선임 문제를 놓고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 박철영 예탁원 전무, 이순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 2실장 등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이순호 실장 ‘내정설’이 불거지면서다. 노조 관계자는 “이순호 실장은 은행법 연구전문가다. (경력상) 자본시장 인프라 기관인 예탁결제원 업무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또 행정 경험도 없어 사장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여의도에 있는 예탁결제원 서울 사옥에서 ‘이순호 저지 결의 대회’를 연 노조는 17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오는 23일엔 예탁결제원 본사가 있는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에서 각각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예탁결제원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는 22일 후보자 3명에 대한 면접심사를 거쳐 오는 28일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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