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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뒤 이상해졌다" 코로나가 부른 정신건강 영향 첫 확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증상 가운데 인후통과 열, 수면장애 등이 우울과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급성기 증상이 실제 환자의 정신건강을 악화할 수 있음을 밝힌 연구는 처음이다.

서울대병원 정보화실 지의규·배예슬 교수, 의생명연구원성수미연구교수 연구팀은 2020년 3월~2022년 4월 전국 4곳의 서울대병원 운영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경증 코로나19 환자 2671명의 모니터링 기록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서울대병원이 개발한 코로나19 감염환자 전용 어플 이미지.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이 개발한 코로나19 감염환자 전용 어플 이미지.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들은 당시 활력징후(체온, 심박수, 혈압 등), 증상(기침, 콧물, 인후통 등), 정신건강 설문을 입·퇴원 시 각 1회, 격리 중 1일 2회씩 입력했다. 정신건강은 우울증 검사 도구(PHQ-2), 불안장애 검사 도구(GAD-2)로 측정했다. 각 검사는 6점 만점으로 측정했고, 3점 이상이면 증상이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팀이 이렇게 입력된 2671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격리 기간 불안 점수와 우울 점수가 증가한 환자는 각각 523명, 535명이었다. 5명 중 1명꼴로 격리 도중 불안 및 우울 증상 악화를 경험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초기 증상 중 인후통과 체온 상승은 불안 악화와 연관성이 있었다. 산소포화도 하락은 우울 증상 악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정보화실 지의규, 배예슬 교수와 의생명연구원 성수미 연구교수.(사진 왼쪽부터.)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 정보화실 지의규, 배예슬 교수와 의생명연구원 성수미 연구교수.(사진 왼쪽부터.)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정서적 스트레스와 수면장애는 우울·불안 모두를 악화하는 증상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는 환자의 신체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국제적으로 보고되면서 그동안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다”라며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초기 나타나는 증상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는 이제껏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초기 증상 중 일부가 정신건강 악화에 유의미한 연관성을 가진 것이 확인됐다”라며 “해당 증상이 있으면 환자의 정신건강을 위해 의료적 개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예슬 교수는 “향후 코로나 환자의 증상과 징후를 비대면으로 수집하고 환자 상태에 따른 적절한 중재를 한다면 환자의 정신건강 돌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서울대병원 정보화실에서 코로나19 초기 구축한 ‘비대면 환자모니터링시스템’에서 수집된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MIR 공공보건 및 감시’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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