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탱크 절반 잃은 러…드론 아끼려 띄운 풍선 6개 격추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 병사가 러시아 측 진영을 향해 프랑스산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 병사가 러시아 측 진영을 향해 프랑스산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올봄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공세 채비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러시아 측이 15일(현지시간) 동부 전선의 2곳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지역의 방어선 두 곳을 뚫었다”면서 “이번 공세로 우크라이나군은 이전에 점령한 전선에서 최대 3km까지 후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구체적인 지역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의 한나 말야르 국방부 차관은 이날 오후 “러시아군이 24시간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 우리에게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우리 전투기는 적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적에게 심각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날 동부의 또 다른 주요 전선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도 러시아의 공략이 이어졌다. 러시아군이 다연장 로켓포 등을 동원해 바흐무트를 비롯한 15개 도시를 공격했다. 이로 인해 바흐무트 남서부의 포크롭스크시에서 민간인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부상자 한 명은 중태여서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바흐무트의 서쪽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비안스크로 진출하는 것을 노리고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 병력 97% 쏟아붓고 탱크 절반 잃어”

지난해 10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 부의장이 우랄산맥의 주요 탱크 공장인 우랄바곤자보드를 방문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0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 부의장이 우랄산맥의 주요 탱크 공장인 우랄바곤자보드를 방문했다. AFP=연합뉴스

이처럼 양측은 오는 24일 전쟁 발발 1년을 맞아 전쟁의 판세를 뒤집을 ‘한 방’을 노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가 물자 부족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서방 측에서 이어지고 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15일 BBC라디오4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육군)병력의 97%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우크라이나 동부 방어선을 뚫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 군대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국방부는 같은 날 정보 기관 분석을 토대로 “러시아의 군수 산업 생산량이 전쟁이 요구하는 수준에 거의 확실히 미치지 못하며, 이는 러시아의 주요 약점이 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국방부는 “러시아 군 고위 관계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방산 기업들을 관리하는 데니스 만투로프 산업통상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질책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글로벌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도 “전쟁 이전과 비교할 때 러시아가 전투 탱크를 2927대에서 1800대로 40% 가까이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며 “2013년 도입한 최신 T-72B3 등 주력 탱크에 한정하면 50%까지 올라간다”는 분석 보고서를 최근 냈다. IISS는 이어 “러시아의 군수 생산은 계속되고 있지만, 속도가 느려 오래된 비축 무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이란 자폭드론 기업 ‘제재’ 

작년 10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 러시아군의 드론이 접근한 모습. AFP=연합뉴스

작년 10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 러시아군의 드론이 접근한 모습.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정찰 드론을 비축하기 위해 풍선을 띄운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15일 수도 키이우의 상공에서 러시아의 군사 목적으로 추정되는 풍선 6개를 격추했다”고 공지했다. 유리 이냐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현지 언론에 “러시아는 현재 오를란-10과 같은 정찰 드론을 아껴쓰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방공 자원을 소진시키기 위해 풍선을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돈줄을 죄기 위한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10억 유로(약 15조원) 규모의 수출 금지 조치를 포함한 10번째 대러시아 제재를 이날 발표했다. “전장에서 발견되는 모든 종류의 러시아 기술 제품”으로, 전투기 엔진 부품 관련 전자기기나 안테나, 열 카메라 등이 포함된다. 또 러시아에 ‘자폭 드론’을 제공하는 이란의 혁명수비대 관련 기업 7곳도 제재 명단에 새롭게 포함됐다.

러시아가 올봄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서방 국가들도 이에 대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연락 그룹 장관 회의에 참석해 “이번 봄에 우크라이나가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