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넘는 정치인 정신감정"…51세 헤일리, 바이든·트럼프 직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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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후보 경선에 뛰어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15일(현지시간) 대선 출마를 공개 선언하고 선거 운동에 착수했다. 세대 교체론을 내세운 헤일리 전 대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하면서 고령 정치인에 대한 정신감정까지 거론했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15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자신이 두 번 주지사를 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연방 의원의 임기를 제한할 것을 제안하는 등 세대교체론을 주장했다. CNN 등을 통해 생중계된 출정식에서 그는 "내가 바라보는 미국에서 종신 정치인들은 은퇴할 것"이라며 "의회에 임기 제한을 둘 것이고, 75세 이상의 정치인은 의무적으로 정신 능력에 대해 검사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51세의 헤일리 전 대사의 이런 발언은 차기 대선에 올해 80세인 바이든과 76세인 트럼프 모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일부 유권자들의 여론을 반영했다. 특히 공화당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를 지적하며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도 "워싱턴DC에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80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령의 두 사람을 저격했다.

이날 출정식에서 그는 "여러분이 패배에 지쳤다면 새로운 세대를 믿어보라"고 강조했다. 또 "오늘날 우리의 적은 미국의 시대가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잘못됐다"며 "미국은 전성기를 지나지 않았다. 단지 우리 정치인들의 전성기를 지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자신의 배경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인종차별 국가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38세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에 최연소로 당선돼 재선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유엔대사를 역임했다.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당시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강도 높은 대북제재 결의안을 주도했다. 2021년 1월 트럼프 지지층의 대선 불복 의회 난입 사태 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멀어졌다.

2년 전 그는 2024년 대선에 트럼프가 나서면 도전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적 있다. AP통신은 그가 최근 몇 달 새 국가 경제 문제 등을 거론하며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이날 연설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가 자신을 유엔 대사로 지명했었다는 사실만 스치듯 언급했을 뿐 트럼프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