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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가구 타깃 적중" 매출 700% 성장한 못난이 농산물 구독 서비스, 그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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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무엇이든 구독하는 시대입니다. 못난이 농산물을 구독하는 서비스도 등장했죠. 1년만에 매출이 700% 성장했다는 어글리어스의 이야기입니다.

최현주 대표는 1·2인 가구를 타깃으로, 흠집 있는 농산물을 소량 구독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브랜딩을 위해 초기부터 콘텐트에 힘을 쏟았죠. 최 대표를 직접 만나 재구독율 85%의 비결을 물었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환경문제 해결하는 '힙한' 브랜드'의 9화 중 일부입니다.

'못난이 농산물 구독' 서비스 탄생하기까지

 어글리어스 최현주 대표 [사진 최현주]

어글리어스 최현주 대표 [사진 최현주]

'못난이 농산물' 아이템은 어떻게 떠올렸나요?  

해외에 푸드 리퍼브(Food Refub, 식재료 사용에 문제가 없지만 외형상 흠집 있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형태) 시장이 있다는 걸 봤어요. 미국에서는 유니콘 기업이 나올 만큼 크게 성장하는 시장이에요. 국내 농가에 찾아가보니 문제가 분명했어요. 버려지는 농산물이 너무 많았거든요. 브로콜리 3000통이 폐기된다거나,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농산물을 처리하기 위해 무료나눔을 하거나요. 한두 농가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사실 '못난이 농산물'은 품질엔 아무 이상이 없거든요. 친환경으로 재배했지만, 모양이 예쁘지 않을 뿐이죠. 농약을 치지 않고, 크기를 키우기 위한 비대제를 쓰지 않아 '못난이'가 된 건데 시장에서는 환영받지 못해요.

그래서 '어글리어스'라는 이름을 붙였나요?

네, 직관적이면서도 쉽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을 찾느라 오래 고민했어요. '어글리(ugly)'란 단어만 쓰면, 의미 전달은 쉽지만 자칫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잖아요. 조금 더 애틋하고 긍정적인 느낌을 주고 싶어 '어스(us)'를 붙여 '못난이들'이라는 이름이 탄생했죠. 환경을 생각하는 의미로 '지구(earth)'라는 뜻도 함께 담았어요. 유치하지만 사랑스러운 느낌이지 않나요? (웃음) 로고는 한번에 통과됐어요. 자유롭고 당당한 느낌이 브랜드 이미지에 딱 맞았죠.

브랜드를 만들면서 고민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공익적인 메시지에만 치중하고 싶지 않았어요. 브랜드 자체를 긍정적으로 경험하게 하고 싶었죠. '생산자나 환경에도 좋지만, 소비하는 나에게 좋은 거야'라는 걸 인식시키고 싶었어요. 네이밍, 로고, 콘텐트 등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려 노력했어요. 예를 들면 구부러진 오이에 '스마일 오이'라고 붙이고, 숱이 적어 슬픈 브로콜리, '못생긴 감귤, 오히려 좋아' 등을 콘텐트로 만들었어요. 소비자들이 재밌게 느끼고, 함께하고 싶은 기분이 들길 바랐죠.

위트 있게 표현한 '못난이 채소들' [사진 어글리어스]

위트 있게 표현한 '못난이 채소들' [사진 어글리어스]

"1·2인 가구 타깃 구독모델 적중했죠"

기대만큼 반응이 있었나요?

2020년 10월 베타 서비스를 오픈하고 두 달쯤 되던 시점부터 주문이 들어왔어요. '풀어야 할 문제가 명확했고, 시장에서 반응이 오는구나' 느꼈죠. 작년에는 매출이 700% 정도 늘었습니다. 정식으로 서비스를 오픈한 게 2021년 7월인데, 코로나 영향으로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아진 게 매출로 연결됐다고 생각해요.
또 해마다 연초에는 구독자가 2배 정도 늘었어요. 새해에는 '건강하게 챙겨 먹고, 친환경적인 소비를 해야지' 다짐하다 보니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구독모델이어서 구독자와 매출이 비례하는데요. 월평균 85% 이상이 재구독합니다. 충성고객의 비율이 높은 편이죠.

농산품에 구독모델을 접목한 이유가 궁금해요.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시도는 전에도 있었어요. 다만 5kg, 10kg씩 벌크로 판매하는 제품이었죠. '왜 활성화가 안 될까' 고민해보니 2가지 문제를 발견했어요.
첫 번째는 대용량으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가구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20~30대 1·2인 가구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은데, 이 층을 공략해야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소량으로 구성된 제품을 만들었어요. 두 번째는 제품의 품질 컨트롤이 어렵다는 점이었어요. 농가마다 제품 상태가 다르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퀄리티를 보장받을 수 없었죠.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농산물로 구성한 랜덤 박스가 필요했어요. 못난이 농산물 수급 상황에 변수가 많아 일정한 공급량을 맞추기 어려웠거든요. 매번 수급량이 달라져도 그때그때 신선한 농산물로 구성할 수 있었죠.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구독모델이어야 했어요. 그럼 농가 입장에서도 지속적인 판매 창구가 확보되잖아요. 양쪽 모두에 필요한 방식이었죠.

주 구독층이 궁금합니다.  

브랜드 이미지와 페르소나가 비슷해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중반의 2인 가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죠. 맞벌이 가구가 많고, 직장을 다니면서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에요. 환경 문제에도 적극적이죠. 구독자분들이 부모님께 소개하며 중년층으로도 고객이 확대되고 있어요.

랜덤박스는 배송 시 수급 가능한 농산물 20종 이내로 구성된다. [사진 어글리어스]

랜덤박스는 배송 시 수급 가능한 농산물 20종 이내로 구성된다. [사진 어글리어스]

광고보다 콘텐트, 월평균 85% 재구독율

전체 매출 5% 이하로 마케팅비를 쓴다는 지표를 봤습니다.  

처음에는 3% 이하였고, 지금은 4~5%대예요. 조직이 작을수록 광고홍보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리) 등 성과가 바로 보이는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도 벅찰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초기부터 콘텐트에 집중했어요. 때로는 그게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못난이 농산물'이라는 낯선 상품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믿었거든요. 어글리어스로 오는 길을 광고나 마케팅으로 만든다면, 고객전환은 브랜딩으로 하는 거죠.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은 광고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면 다른 전환점이 필요해요. 그게 콘텐트로 고객과 소통하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못난이 채소 활용법을 알려주는 '레시피' '식단일기' 등 콘텐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출발은 고객간담회였어요. 많은 분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처음 접한 채소인데, 이렇게 요리해보니 좋았어요. 다른 분들께도 공유하고 싶어요"라고요. 직접 요리하는 영상이나 사진을 소스로 주셨죠. 구독을 넘어 활용법까지 공유하고 싶은 니즈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홈페이지 내 '레시피' 탭을 만들어 사용자들이 후기를 올리도록 만들었죠.

레시피를 쓰면 적립금이 지급되고요. 또 내가 올린 레시피를 누군가 활용했다는 인증이 올라오면, 스탬프를 제공해요. 소소하지만 구독자분들이 굉장히 뿌듯함을 느끼죠(웃음). 이 외에도 과일 박스, 배송주기,  알러지 채소 제외 등 디테일한 옵션도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요.

피드백은 어떻게 받고 있나요?

설문이나 고객간담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요.  소비자가 진짜로 만족하는 '밸류 포인트'를 찾는 데 집중해요. 고객 피드백을 받다보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찾는 데 집중하기 쉬운데요. 그것보다는 이 서비스에 고객이 만족하는 포인트를 아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또 그게 무엇인지 모든 팀원이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공유하려 하죠.

저희 브랜드의 핵심이 소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구독박스에서 문제를 발견하면 도착하기 전에 솔직하게 상황을 문자로 공유해요. 이번에 보내드리는 사과엔 이런 문제가 있고, 이유가 뭔지도 정확하게 밝히죠. 실제 패키징 실험을 구독자와 함께하기도 했고요.

'밸류포인트'를 중요하게 생각한 계기가 있을 듯한데요.

이번이 두 번째 창업인데요. 첫 번째 창업 실패를 통해 뼈아픈 교훈을 얻었어요. 그때는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어요. '소비자도 내 생각과 비슷하겠지' 막연하게 생각했죠. 사업을 접고 회고하다 보니, 가설 검증 과정이 없었더라고요.

경영학에서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라고 표현하는데요. 자동차를 예로 들면 가장 중요한 건 차체거든요. 그래야 굴러갈 수 있으니까요. 핸들에 보온 기능을 넣는다거나 특이한 색깔로 도색을 하는 건 그다음 문제예요. 가장 중요한 건 사업의 핵심을 아는 거죠.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고객의 의견을 듣는 게 중요했어요.

리텐션 혹은 충성고객의 비율이 높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후략)

2월 두번째 폴인세미나 라이브

2월 두번째 폴인세미나 라이브

인터뷰에서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는 오는 23일 오후 8시에 열리는 폴인세미나 '못난이 채소 구독, 새로운 BM의 성장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미나는 유튜브 온라인 라이브로 진행되며 폴인 홈페이지에서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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