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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력으론 10만이 한계"...'84만명 與전대' 투표율 흔들 변수

중앙일보

입력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황교안·천하람·김기현·안철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황교안·천하람·김기현·안철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선거인단 80만명이 넘어가니 투표율 예측이 1차 함수가 아니라 고차 함수가 되더라.”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황교안 전 대표 등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대표 후보 4명의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투표율이 판세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2021년 6·11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책임당원 28만명, 일반당원 4만명, 대의원1만명 등 약 33만명이었다. 이번엔 그보다 50만명이 는 84만명이다. 2년전 투표율 45.36%를 넘기느냐에 일단 관심이 쏠리지만, 투표자의 지역·연령·성별 등의 변화폭도 클 것으로 예상돼 후보 간 셈법이 복잡하다.

조직적 투표 통할까

투표율을 결정지을 주요 변수로는 우선 친윤(親尹)계의 조직력이 꼽힌다. 친윤계는 이번 전당대회를 일찌감치 조직선거로 정의했다. 현역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지지를 받는 후보에 지역 당원의 표가 몰릴 것이란 의미다. 친윤계 대표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국민공감(친윤계 의원 모임) 소속 현역들과 손을 잡고 세 과시를 하고, 지역 방문 때 당협위원장을 대거 끌어 모았던 이유다. 김 의원 측은 “당에 오래 계셨던 당원은 당연히 적극투표층이고, 이분들은 김 의원을 지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오른쪽 네번째) 의원이 장제원(왼쪽에서 네번째) 의원, 배현진 (가운데)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과 함께 1월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오른쪽 네번째) 의원이 장제원(왼쪽에서 네번째) 의원, 배현진 (가운데)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과 함께 1월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조직력은 선거인 수가 적을 때 효과를 발휘하기 마련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10만명 안팎의 선거인단일 경우엔 조직 영향력이 크겠지만, 현재 선거인단 수가 84만명에 달해 영향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도 “84만명 가운데 40%만 투표해도 33만명인데, 이들에게 조직 투표가 먹힐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준석 지지층 결집하나

이준석계 후보에 대한 ‘이준석 충성표’의 향방도 관심사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책임당원 수는 28만명이었다. 이준석 전 대표 체제를 거치며 50만명 가량 늘어 현재 수준이 됐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들 중 일부는 이준석이라는 이름을 보고 당원에 가입한 골수 지지자”라며 “그 수를 대략 10만~15만명으로 본다면 이들이 얼마나 투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지지층이 대거 투표에 참여할 경우 천 위원장이 선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결선 투표의 향배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전 대표와 천하람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전 대표와 천하람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준석계라고 하는데 그들이 ‘계파’로 불릴 만큼 당내 세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이 전 대표의 당원가입 독려 시기 들어온 신규 당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2030세대보다 4050세대가 더 많다고 한다. 4050세대는 이 전 대표에 대해 반감이 많은 세대로 분류된다. 예비경선때 이준석계 후보들의 강세가 오히려 “50대 이상 당원의 투표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떨어진 재미와 관심도

사실 투표율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국민적 ‘재미와 관심’이다.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진 선거는 예외없이 낮은 투표율로 흥행에 실패한다. 통상 당내 선거는 20% 후반~30% 초반대의 투표율을 보여왔다. 2021년 국민의힘 초대지도부 선거가 역대 최대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이준석 돌풍’의 영향도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컸고, 모바일 투표 도입에 따라 보다 많은 선거인단들이 손쉽게 투표를 할 수 있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경선은 총선을 1년 앞두고 있긴 하지만 대선 때보다는 관심이 낮을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월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월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특히 이번엔 대중적 인지도와 여론조사 지지도가 높았던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두 후보가 모두 불출마하면서 ‘컨벤션 효과’ 요인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친윤계가 김기현 의원을 미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당내 잡음이 빚어진 것도 투표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 의원과 안 의원이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치열한 승부가 전개되는 상황은 흥행 요소로 꼽힌다. 신율 교수는 “아무리 국민적 관심사가 낮다고 해도 당비까지 내고 가입한 책임당원은 투표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며 “이번에도 모바일투표가 가능한 만큼 투표율이 50~60%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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