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정부 '외교의 시간' 임박…20명 규모 싱크탱크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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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오는 20일 외교안보 정책자문단 위촉식을 갖는다. 정부의 주요 외교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 그룹의 조언과 자문 청취를 정례화할 예정이다.연합뉴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오는 20일 외교안보 정책자문단 위촉식을 갖는다. 정부의 주요 외교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 그룹의 조언과 자문 청취를 정례화할 예정이다.연합뉴스

대통령실이 20여명 규모의 외교·안보 정책자문단을 꾸린다. 외교 정책을 추진하고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정례적으로 청취하기 위해서다. 특히 미·중 대결이 격화되는 가운데 주요 외교적 결정을 앞둔 시점에 대통령실이 직접 외부 조언을 받는다는 점에서 자문단의 역할과 위상이 주목을 받게 됐다.

"尹정부 외교 중심 잡을 싱크탱크" 

15일 중앙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은 오는 2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자문단 위촉식을 연 뒤 오찬을 겸한 첫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회의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할 예정이다.

자문단에는 미국·중국·일본 전문가와 함께 기후변화·인공지능·첨단과학기술 분야와 경제 안보 등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신흥 안보 영역의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중 경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 등 주요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능동 외교'를 추진하는 과정에 민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려는 대통령실의 의도가 반영된 구성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이날 중앙일보에 “자문단은 글로벌 중추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가감 없는 질책과 조언으로 윤석열 정부 외교의 중심을 잡아줄 민간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첫 회의를 통해 자문단의 구체적인 운영 방향과 세부적인 역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실에 분야별로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수석비서관을 폐지하고 공무원과 민간인, 즉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국가 정책과 의제를 결정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다만 이러한 구상에 대해 수석실 폐지에 따른 국정 공백 우려와 민관합동위원회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대통령실이 우선 외교분야에서 민관위원회 대신 자문단 형태의 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한 것은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자문단은 정부의 정책 설계 과정을 뒷받침하는 민간 싱크탱크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임박한 '외교의 시간'…자문단 역할 주목

올 상반기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외교 과제가 산적한 '외교의 시간'으로 불린다. 강제징용 해법 도출을 위한 일본과의 막판 협의에 이어 정부는 오는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을 조율중이다. 6월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 선거가 예정돼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대통령실 제공

올 상반기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외교 과제가 산적한 '외교의 시간'으로 불린다. 강제징용 해법 도출을 위한 일본과의 막판 협의에 이어 정부는 오는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을 조율중이다. 6월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 선거가 예정돼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대통령실 제공

특히 외교 분야의 경우 올 상반기에 해결해야 할 현안과 주요 일정들이 몰려 있다. 우선 정부는 이르면 오는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및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맞춰 한·미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올해 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의제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대일(對日) 외교에선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을 도출하기 위한 막바지 협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엔 미국에서 한·일 외교차관 협의회가 열렸고, 오는 17~19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실무선에서 고위급으로 급을 올리며 협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인데, 그 마무리는 한·일 정상회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일 미국 방문의 첫 일정으로 뉴욕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대사 간담회를 가진 박진 외교부 장관. 박 장관은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 제공

지난 1일 미국 방문의 첫 일정으로 뉴욕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대사 간담회를 가진 박진 외교부 장관. 박 장관은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 제공

또 오는 6월엔 한국의 세 번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선거가 열린다. 올해 외교부가 선정한 중점 선거로,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성공할 경우 윤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국제적 역할 확대의 기본 토대가 마련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외교·안보 정책 자문단은 정부가 이러한 외교 일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전문 분야에 맞춰 상황을 점검하고 방향성을 조언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고 넓은 시야로 사안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다소 경색될 수 있는 '공무원식 정책 추진'에 활기를 불어넣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실 역시 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고 반영함으로써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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