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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식민사관에 왜곡된 역사 바로잡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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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

조선시대 연구로 한국사의 지평을 넓힌 원로 사학자 한영우(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15일 오전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85세.

고인은 충남 서산 출신으로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으며 한국사연구회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서울대 인문대학장, 이화여대 석좌교수 겸 이화학술원장 등을 역임했다.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서울대 규장각 초대 관장을 지냈다.

고인은 조선시대와 근대사 연구에서 대표적인 역사학자다. 『정도전 사상의 연구』 『한국 민족주의 역사학』 『다시찾는 우리역사』 『한국 선비 지성사』 등 57권의 학술 서적을 펴낸 바 있다.

특히 규장각 소장 의궤(儀軌)를 10여년간 연구한 결과를 집대성한 『조선왕조 의궤』를 발간하는 등 우리 문화유산과 관련한 학술연구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의궤는 『명성황후 국장도감』 등 조선왕조 국가 의식(오례·五禮)을 담은 3895권의 책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고인은 작년에도 조선 중기 문신 허균(1569∼1618)을 천재 혁명사상가이자 실학자로 재평가한 『허균 평전』을 내놓기도 했다.

학계에서는 실증적 연구를 통해 식민사관에 의해 왜곡된 한국 역사상을 바로 잡고 한국인의 역사의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옥조근정훈장(2003년), 대한민국문화유산상 대통령표창(2005년), 한국출판문화상 저술상(2006년), 민세안재홍 학술상(2012년) 등 여러 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채중씨와 두 아들인 한정훈 성균관대 교수, 한승현 건국대 교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1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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