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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셰이크로 버텼다” 지진 200시간 만에 ‘기적의 생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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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안타키아에서 매몰된 지 200여 시간 만에 한 여성이 구조되고 있다. 지진 발생 9일째를 맞은 이날에도 기적 같은 생환이 이어졌다. [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안타키아에서 매몰된 지 200여 시간 만에 한 여성이 구조되고 있다. 지진 발생 9일째를 맞은 이날에도 기적 같은 생환이 이어졌다. [AP=연합뉴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사망자가 4만1000명을 웃돈 가운데 지진 발생 9일째에도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이 이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동부 아디야만에서 건물 잔해에 갇힌 77세 여성 파트마 구잉게르가 212시간 만에 구조됐다. 구조대원들은 “구조를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너무 기뻐서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감격했다. 45세 남성 라마잔 유셀도 아디야만에서 지진 발생 207시간 만에 구출됐다.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에선 한 부녀가 209시간 만에 구출됐다.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카라만마라슈에서도 바키(21)·무함마드(17) 예니나르 형제가 약 200시간 만에 구조됐다. 바키는 구조 직후 “단백질 셰이크를 마시면서 버텼다”고 말했다.

18세인 무함마드 카퍼 세틴도 198시간 만에 아디야만의 무너진 가옥에서 구조됐다. 구조대원들은 구조에 앞서 집 구조를 미리 파악한 뒤 세틴의 위치를 추측했다고 한다. 한 대원은 “우리가 굴착기로 잔해를 덜어냈을 때 구멍이 생겼고, 그 틈으로 ‘여기 있다’는 세틴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남부 안타키아에선 시리아인 남성과 파트마라는 여성이 200시간 이상 버티다 구조됐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튀르키예·시리아 양국에서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지진 피해자들은 약 2600만명에 이른다. 튀르키예 외무부에 따르면 100여 개국에서 온 9200명 이상의 구조 인력이 수색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는 “잔해에 갇힌 사람의 생존 가능성은 예외는 있으나 9일 이후엔 0%에 가깝다”고 말했다. WHO는 “이번 지진은 지난 100년간 유럽 지역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중 최악”이라고 말했다.

이날 안타키아에서 철수를 앞두고 튀르키예 구조대원과 포옹하는 한국 긴급구호대(KDRT) 대원. [뉴시스]

이날 안타키아에서 철수를 앞두고 튀르키예 구조대원과 포옹하는 한국 긴급구호대(KDRT) 대원. [뉴시스]

한국 정부는 15일 박진 외교부 장관 주재로 민관 합동 해외 긴급구호 협의회를 열어 오는 17일 튀르키예에 21명 규모의 긴급구호대(KDRT) 2진을 파견하고, 텐트·침낭·담요 등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로 했다. 지난 9일부터 현지에서 구호 활동을 해온 118명 규모의 구호대 1진은 18일 귀국한다. 1진이 매몰자 탐색과 구조 활동에 초점을 뒀다면, 2진은 이재민 구호와 재건 중심으로 활동하게 된다. 구호대 2진은 이규호 외교부 개발협력국 심의관을 구호대장으로 외교부 2명, 국립중앙의료원·한국국제의료보건재단·국방부 등으로 구성된 KDRT 의료팀 10명, 한국국제협력단(KOICA) 5명, 민간 긴급구호단체 4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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