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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野와 싸워봤나" "김기현, 수도권 험지 가라"…TV토론 충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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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천하람(왼쪽부터),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천하람(왼쪽부터),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3·8 전당대회에 나선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15일 열린 첫 TV 토론회부터 난타전을 벌였다.

지난 10일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가나다순) 대표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특히, 양강으로 꼽히는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서로를 향해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주도권 토론에 나선 김기현 후보는 안철수 후보를 향해 “지난 대선에서 안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했다고 해서 모든 게 없어지는 게 아니다”며 “안 후보는 대선 당시 ‘윤석열 찍은 손가락을 자르고 싶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사과하는 게 예의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안 후보는 “손가락 얘기는 왜곡된 보도 때문이다. 저는 윤 대통령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김 후보는 “저는 민주당이 강행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을 막기 위해 나섰다가 징계까지 받았다”며 “안 후보는 (민주당과) 싸우다가 징계를 당하거나 고소·고발을 당한 적이 있느냐”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치열하게 (민주당과) 싸웠을까, 그 점에 대해서는 별로 기억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저도 여러 번 고소·고발을 당하고 전부 무죄로 취하받았다”며 “제가 부친상을 마치자마자 바로 다음 날 와서 검수완박법을 반대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가 과거 안 후보와 정치적으로 가까웠다가 멀어진 인사들을 언급하며 “당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포용하는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안 후보는 “대선 때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하고 함께 합당을 하면서 지방선거를 치러서 이겼다”며 “내가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한 게 잘못이라는 이야기냐”고 역공을 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안 후보 역시 김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안 후보는 “김 후보는 우리 당의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울산(남을)에서 4선을 했다”며 “이제 험지로 가도 되지 않겠느냐. 수도권 출마 요구가 한가한 소리라는 입장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다. 자신이 강조하는 ‘수도권 대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그러자 김 후보는 “여당과 대통령이 잘한다는 평가가 중요하지, 집권 여당 대표가 수도권 출신인지에 따라 국민이 지지해주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서 싸우는 문제를 놓고도 충돌했다.

김 후보는 “저는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는 의지를 가지고 철저하게 앞장서서 싸웠다”며 “오죽하면 이재명 후보가 ‘김기현을 위리안치 해야한다’고 했겠느냐”고 했다. 이에 안 후보는 “제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직을 끝내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이재명을 잡아야겠다고 목표를 잡은 것”이라며 “제가 이재명 대표가 사는 곳(경기 성남 분당)에서 (지난해) 5월 6일 출마선언을 했다. 그랬더니 이 대표가 인천으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당정 일체론’과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 대표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당정 관계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황교안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안 후보는 “국민의 소리를 당이 먼저 들어서 (대통령실에) 선제적으로 전달해서 잘못 판단하지 않게 건강한 당정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 당원의 뜻”이라며 “그런 건강한 당정관계도 김 후보는 별거에 비유한다”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부부 사이에 소통이 안 되고 공감이 안 되면 갈등이 생겨서 내분이 일어난다는 취지”라며 “별거 관계가 되면 총선에 진다는 일반론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교안 “김기현, 울산역 노선 변경 의혹”…“안철수 대표 되면 사회주의”

황교안 후보와 천하람 후보는 양강을 거칠게 몰아세웠다.

황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기회가 오자마자 김 후보에게 “지금이라도 총선 승리를 위해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용기 있게 사퇴하라”며 “김 후보가 17대 의원 시절 김 후보 소유 땅 인근을 지나가도록 KTX 울산역세권 연결 도로를 휘어지게 노선을 변경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황 후보가 민주당 소속인가하는 생각마저 든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받아쳤다.

황 후보는 “김 후보는 ‘망할 이준석’의 파트너였다. 그를 존경한다고까지 했다”며 “지금도 이 전 대표를 존경하느냐”라고 물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존경이라는 말을 했다고 해서 시비를 걸면 앞으로 정치를 어떻게 하겠느냐”고 답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황 후보는 안 후보의 ‘신영복 조문록’ 논란도 꺼내 들었다. 그는 “통혁당 간첩 주범인 신영복을 시대의 위대한 지식인이라고 칭송했다”며 “안 후보가 대표가 되면 나라가 사회주의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안 후보는 “야당 시절이었고 조문을 가서 ‘잘 죽었다’고 방명록을 썼겠느냐”며 “지금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천하람, 김기현에 “진윤감별사 윤핵관과 왜 손 잡느냐”

천 후보는 친윤계 주류가 미는 김 후보에게 주로 날을 세웠다. 그는 “대표가 되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영향력을 공천에서 어떻게 배제할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윤핵관이라면 장제원 의원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는 사무총장 등 모든 당직을 안 맡겠다고 했다”며 “제가 대표가 되면 장 의원에게 당직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천 후보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말한 유승민 전 의원과 ‘진박 감별사’ 중에 누가 더 문제냐”며 “대통령을 싸고돌면서 과거 ‘진박 감별사’ 노릇을 하려는 간신배들이 더 잘못됐다. 왜 윤핵관과 손을 잡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가 “윤핵관이 나쁜 사람들이냐”고 되묻자 천 후보는 “나쁘다는 게 아니라 진박감별사와 똑같이 행동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고, 김 후보는 “도대체 뭘 얘기하는 건가. (총선) 공천이 진행되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천하람(왼쪽부터),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천하람(왼쪽부터),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천 후보는 또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를 요구한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릴 때 왜 말리지 않았느냐”고 김 후보를 몰아세웠다. 그러자 김 후보는 “나 전 의원이 해촉을 당한 것에 대해서 뜻을 다르게 해석하니, 대통령실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면서 분란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행자가 묻는 말에 ‘OX’로 답하는 코너와 두 가지 선택지 중의 하나를 고르는 ‘밸런스 게임’ 코너 때도 후보별 답변은 갈렸다.

‘김건희 여사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하느냐’는 공통 질문에 황 후보만이 “국민들의 힘이 돼야 한다”며 ‘O’ 표시를 들었다. 반면 ‘X’ 표시를 든 김 후보는 “좋은 내용도 있고 여러가지 논란도 있지만 저는 긍정적으로 본다. 그럼에도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좀 더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천하람(왼쪽부터),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표 후보 첫 방송토론회에서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천하람(왼쪽부터),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표 후보 첫 방송토론회에서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과 장제원 의원 중 물에 빠지면 누구를 돕겠느냐’는 질문에는 “정이 좀 더 깊다”며 나 전 의원을 택했다. 안 후보는 ‘대통령과 전 재산 중 하나를 꼭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고르겠느냐’는 질문에 “전 재산을 포기하겠다”며 “(이미 재산의) 절반 이상인 1500억원을 기부했다. 원자력 발전 연구비를 문재인 정부가 끊었을 때 계속 댔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토론회 시작과 끝에 “내 남은 목표는 내년 총선 승리로 정권 교체를 완성하는 일이다”며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곧바로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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