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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최대 실적’ 통신3사, 무료 데이터 쏜다…정부의 통신비 인하 대책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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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상반기 중에도 5세대(5G) 중간요금제가 출시될 전망이다.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대책의 일환이다.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에 난색을 표하던 통신사들이 고물가 상황에 떠밀려 백기를 드는 모양새다.

1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이용자의 요금제 선택권 확대를 골자로 하는 통신비 부담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5G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 구간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 이용자가 불필요하게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도록 돕겠다는 방침. 5G 시니어 요금제를 출시해 고령층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고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각 통신사는 민생 안정에 동참하겠다며 3월에 한해 가입자에게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게 왜 중요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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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통신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4조 3835억원. 지난 2021년 처음으로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했는데, 1년 새 이익 규모가 8.6% 더 늘었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합류했다.

경기 침체에도 호실적을 거둔 이유는 5G 요금제 가입자가 증가했기 때문. 지난해 SK텔레콤의 5G 서비스 가입자는 1339만3000명,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848만3000명, 611만명을 기록했다. 3사 모두 가입자 수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전체 통신서비스 가입자의 50% 이상이 5G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간 과기정통부는 통신비 절감을 위한 주요 대책으로 5G 중간요금제를 통신사에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통신3사는 지난해 8월 비어있던 10~100GB 구간 사이에 30GB 안팎의 5G 요금제를 신설했다. 이후에도 과기정통부는 더 다양한 5G 중간요금제를 요구했지만, 통신사들은 매출 감소를 우려해 응하지 않았던 상황. 이 와중에 통신3사가 나란히 호실적을 거두며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힘이 실리게 됐다.

통신비 부담, 어떻게 낮춘대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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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가 내놓은 통신비 경감 대책의 핵심은 구간별·계층별 요금제 다양화와 시장 경쟁 활성화다.

① 요금 선택권 확대: 현재 통신3사의 5G 요금제 가운데는 데이터 제공량이 40~100GB 이내인 경우가 없다. 정부는 상반기 내로 이 구간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통신사와 협의하겠다는 방침. 다음 달엔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일반 요금제보다 가격이 저렴한 시니어용 5G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65세·70세·80세 이상 등 연령대에 따라 요금제 가격과 데이터 제공량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② 시장 경쟁 촉진: 과기정통부는 통신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요금 수준을 합리적으로 낮추기 위해 경쟁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우선 KT와 LG유플러스가 할당 취소로 내놓은 28GHz망을 활용해 신규 사업자를 발굴하겠다는 계획. 전용대역 공급, 망구축 지원, 정책자금 융자 등 투자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지원책도 제시했다.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확대할 계획. 일몰제로 도입된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제도의 기간을 연장하고, 통신3사가 알뜰폰 사업자에 제공하는 5G 도매대가를 인하해 알뜰폰 사업자의 요금 인하 여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③ 한시적 부담 완화: 통신 3사는 3월 한달간 자율적으로 가입자에게 데이터를 추가 제공한다. SK텔레콤과 KT는 19세 이상 이용자에게 데이터 30GB를 더 제공하고, LG유플러스는 모든 가입자에게 데이터 기본제공량과 동일한 규모의 데이터 쿠폰을 주기로 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데이터무제한·선불·표준요금제 이용자를 제외한 3373만명, 전체 가입자의 67%가 혜택을 받는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대책은 대부분 통신사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 통신사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정부의 요청으로 지난해 8월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지만 가입자가 많지 않았다”며 “5G망 투자에 따른 성과가 이제 나오는 상황에서 중간요금제를 또 신설하는 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다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그간 통신3사의 서비스는 경쟁 없이 천편일률적인 측면이 있었다”며 “경쟁을 통해 요금제를 다양화하고 기업의 투자를 촉진해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고 만족도는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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