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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더 많이 내린다…尹 질책에 코픽스 하락도 겹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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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내린다. 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가 2개월 연속 하락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연일 “고금리로 국민의 고통이 크다”며 은행권을 직격하고 있어 대출금리 인하 압력은 더 세지고 있다.

15일 은행연합회는 올해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0.47%포인트 떨어진 3.82%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이다. 하락 폭은 전월(-0.05%포인트) 대비 더 크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SC제일·한국시티)이 예·적금 등으로 자금을 끌어모을 때 얼마나 많은 ‘비용’을 치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코픽스가 내렸다는 것은 은행이 전보다 자금을 조달할 때 비용을 덜 썼다는 뜻으로, 더 낮은 금리에 대출을 해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연 5%대까지 기록했던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최근 3%대 초반까지 내려앉으며 코픽스도 함께 하락했다.

시중은행은 오는 16일부터 바로 주담대 금리에 새로 공시된 코픽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15일 기준 연 5.43~6.83%인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를 16일 연 4.96~6.36%로 인하한다. 전세자금대출도 15일 기준 연 5.14~6.54%에서 16일 4.67~6.07%로 낮춘다.

우리은행은 15일 연 5.89~6.89%였던 주담대 금리를 16일 연 5.42~6.42%로 내린다. NH농협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15일 연 5.22~6.32%에서 4.73~5.83%로 조정한다. 매일 금리를 산출하는 신한·하나은행은 16일에 주담대 등의 금리를 확정한다.

대출금리 계속 내릴까

코픽스는 당분간 하락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은행채 금리가 낮아지는 추세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무보증·신용등급 AAA, 평가기관 평균) 금리는 올해 초 연 4.04%(1월 9일 기준)에서 14일 3.672%까지 하락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정치권도 연일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차) 축소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은행이 예대 금리를 책정할 때 과점적 지위를 활용해 손쉽게 사상 최대의 이자 수익을 실현했다”며 “윤 대통령은 은행 산업의 과점 폐해가 크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국민의 금리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으로 오는 2분기에 대환대출·예금 중개 플랫폼을 개설할 계획이다. 또 금융회사별 평균 금리 인하 폭을 공시하고 신용도가 오른 대출자에게는 따로 안내를 제공하는 등 금리 인하 요구권을 개선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정치권의 압박과 비판 여론에 ‘외부 지적을 수용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 경제 상황이 여러 가지로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단체 등을 모셔서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최근의 ‘이자 장사’ 비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공시된 1월 코픽스 중 ‘잔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11%포인트 오른 3.63%를 기록했다.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도 0.1%포인트 상승해 3.02%였다. 이에 따라 각 은행에서 판매하는 신 잔액 코픽스 연동 대출 등은 금리가 오를 수 있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시장금리 변동이 상대적으로 늦게 반영되고,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시장금리 상황이 빠르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이런 코픽스의 특징을 확인한 후 신중하게 대출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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