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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당부에 '멈칫'…서울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 하반기로 미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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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최근 전기요금과 가스 값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연료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4일 대전시의 한 다세대주택 외벽에 각 가정으로 공급되는 도시가스 계량기가 나란히 설치돼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최근 전기요금과 가스 값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연료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4일 대전시의 한 다세대주택 외벽에 각 가정으로 공급되는 도시가스 계량기가 나란히 설치돼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서울시가 이르면 오는 4월로 예정된 대중교통 기본요금 인상시기를 하반기로 미루기로 했다. 치솟는 물가로 가중된 서민의 가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서울시뿐 아니다. 아예 대중교통, 상·하수도 요금을 묶어두거나 종량제봉투 가격을 한시적으로 깎아주는 지자체도 속속 나오고 있다.

300~400원 인상안 6월말까지 '보류'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6월 말까지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기본요금 인상을 보류하기로 했다. 이창석 시 교통정책과장은 “정부의 공공요금 상반기 동결 기조에 따라 대중교통 요금 인상 시기를 하반기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적자 폭을 개선하려 8년 만에 각각 1250원·1200원인 지하철·시내버스 기본요금(신용·교통카드 승·하차 기준)을 300~400원가량 올리는 방향을 검토 중이었다. 다만 이 과장은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 등 대중교통 요금인상을 위한 행정절차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뉴스1

尹 "지방 공공요금 안정 노력해달라" 당부 

서울시의 인상 시기 조정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전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난방비 부담이 많이 늘어난 가운데 교통 등 공공요금 인상 계획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시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지방정부도 민생 안정의 한 축으로서 지방 공공요금 안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과 이웃한 경기도는 택시요금 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달 1일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26.3%) 올린 상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택시요금 인상문제에 대해 “좀 더 면밀히 (살펴) 보고, 혹시 인상하더라도 최대한 시기를 늦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는 올해 버스 요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도는 복지 사각지대 계층에 대한 난방비 추가 지원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부산은 일명 ‘복지 노선’ 운영으로 시내버스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복지 노선은 대중교통 접근·편의성을 높이려 승객이 부족한 지역도 운행하는 노선을 말한다. 하지만 당장 인상 계획은 없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내버스와 지하철은 요금은 각각 지난 10년, 5년간 동결된 상태”라며 “하지만 인상 시기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된 바 없다”고 말했다.

경남은 지난달 ‘택시 운임·요율 조정안’을 심의,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300원에서 4000원(15.1%)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난방비 폭등 등 상황을 고려해 인상 시기를 2분기 이후로 미뤄둔 상태다.

진보당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난방비 폭탄 규탄행동 전당 동시 행동의 날 활동으로 난방비 폭탄을 규탄하고, 대중교통 요금 동결, 에너지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촉구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뉴스1

진보당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난방비 폭탄 규탄행동 전당 동시 행동의 날 활동으로 난방비 폭탄을 규탄하고, 대중교통 요금 동결, 에너지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촉구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뉴스1

상하수도, 종량제 봉투도 감면 

충남과 전북, 전남도 택시 요금을 4월 이후로 연기했다. 광주광역시는 이번 달 인상 예정이었던 도시가스 요금을, 인천광역시는 다음 달 인상을 예고한 상수도 요금을 올해 묶어두기로 결정했다. 충북도는 시내버스 요금을 올해 동결에 더해 택시·가스 요금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달 오른 상·하수도 요금 전액을 1년 동안 감면한다. 시는 상하수도 요금 현실화를 위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평균 인상률(상수도 6.5%, 하수도 32%)을 적용하기로 2020년 말 결정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에 따른 시민 어려움을 고려해 상하수도 요금 올해 인상분 전액을 감면하고, 택시 요금과 시내버스 요금, 쓰레기 종량제봉투 가격 등 공공요금 3종을 동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기초자치단체도 공공요금 동결 흐름에 동참 중이다. 강원 정선군은 7월까지 종량제봉투 가격을 한시적으로 깎아주기로 했다. 경기 의왕시는 가정용 하수도 요금을 다음 달부터 38% 낮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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