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금융안정 못 시킨다”…그가 주목한 ‘깔때기 실험’

  • 카드 발행 일시2023.02.16

📈글로벌 머니가 만난 전문가

Mouth vs Data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학자 출신입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정도입니다. 이론가이면서 통화정책 수장이었던 그는 Fed 의장 시절 기준금리 조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자들에게 “내 입 대신 데이터를 보라!”고 주문했습니다. 경제 데이터를 보면 Fed가 무엇을 할지 알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이샤이 아쉬라그 박사 인터뷰

그런데 최근 글로벌 시장은 제롬 파월 의장 등 Fed 내부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출렁거렸습니다. 하루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이 시작됐다”는 말에 반응해 주가가 올랐습니다. 다음 날엔 “고용시장이 강하거나 물가가 오르면 더 긴축할 수 있다”는 말을 새삼 떠올리며 주가가 미끄러졌습니다.

시장이 비정상인가 아니면 파월 등의 입이 문제일까?

이스라엘 출신 이코노미스트인 이샤이 아쉬라그 박사는 “Fed가 화근”이란 쪽입니다. 그 이유가 궁금해 줌(Zoom)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스라엘의 유명 컨설팅회사인 골드래트의 이샤이 아쉬라그 파트너는 2022년 『노이즈 요소(Noise Factor)』란 책을 발표했다. “노이즈(잡음 또는 소음)는 금융시장의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고유 속성”이란 요지의 책이다. 내용 자체가 기존 학설과 다르다. 게다가 책이 소설 형식으로 쓰여 관심을 끌었다.

그가 일하는 골드래트는 경영학계에서 ‘제약이론(TOC·Theory of Constraints)’으로 유명한 엘리 골드래트가 세운 곳이다. 골드래트는 “기업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첨단 설비 등을 사들여 봐야 소용없다”며 “자원이 낭비되는 곳을 찾아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쉬라그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바르일란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TOC 이론가로 명성을 쌓았다. 그는 “학위를 받은 직후까지 시장은 그 순간의 정보를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가격에 반영하는 장치라는 정통 교리를 한 치도 의심하지 않았던 이코노미스트였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