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해 가장 욕심나는 타이틀? 홈 관중 1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겸 SSG 구단주(가운데)가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위치한 훈련 캠프를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민재 코치, 최지훈, 정 구단주, 최정, 김광현(왼쪽부터)이 랜더스를 의미하는 L자 사인을 보이고 있다. [사진 SSG랜더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겸 SSG 구단주(가운데)가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위치한 훈련 캠프를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민재 코치, 최지훈, 정 구단주, 최정, 김광현(왼쪽부터)이 랜더스를 의미하는 L자 사인을 보이고 있다. [사진 SSG랜더스]

“야구판을 키우고 싶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훈련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시즌 우승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가 산업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정용진 부회장은 SSG 선수단의 훈련 캠프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재키로빈슨 트레이닝센터를 지난 12일 방문해 선수단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정 부회장은 14일에도 캐주얼 복장으로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과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표선수 김광현·최정·최지훈은 물론 1~2년 차 신인급 선수, 외국인 선수를 따로 만나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야구단에 대한 철학을 털어놓았다. 창단 이후 정 부회장이 취재진과 인터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창단 후 해외 전지훈련은 처음이라 당연히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시설과 분위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지 궁금한 점이 많았다”고 했다.

SSG는 2021년 1월 인천을 연고로 한 SK 와이번스를 인수했다. 그리고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선수단 전력을 강화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추신수와 역대 최고연봉(27억원)에 계약했고, 이듬해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던 김광현까지 데려왔다. FA(자유계약)가 아닌 선수들과도 과감하게 장기 계약을 했다. 지난해 SSG 선수단 연봉 총액(외국인 제외)은 227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2위 삼성 라이온즈는 98억원, 한국시리즈 상대인 키움 히어로즈는 56억원이었다.

정 부회장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통 큰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아쉬운 일이다. 앞으로 우리 구단의 행동이 ‘통 큰 투자’가 아닌 ‘최소 투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른 구단들도 투자를 늘리면 그만큼 야구계에도 좋은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에 뛰어든 건 2021년이지만, 야구단 창단을 준비한 건 2018년부터다. SK 외에도 여러 구단을 접촉해 인수를 타진했다. 정 부회장은 “야구장을 찾는 팬과 우리 기업의 고객이 동일했다. 야구는 유통업과 직접적인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종목이다. 시간을 점유하고, 소비자와 접점이 크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스포츠가 야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포함 홈 경기(76경기) 중 절반이 넘는 42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원정 경기까지 합치면 45차례나 야구장을 찾았다. 정 부회장은 “우리의 진정성과 기업의 상품성이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둘째로는 선수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뛰는지 확실히 알고 싶었다. 그래서 야구장 직관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TV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게 많았다”고 했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다. 관중 수입, 중계권료, 상품 판매 수익이 구단 운영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가 바꾸고 싶은 것도 이 부분이다.

정 부회장은 “프로야구가 기업의 홍보 수단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가야 할 길은 산업화다. 하지만 구단들의 열정이 식어가면서 산업화로 가는 길이 어려워진 것 같아 안타까웠다. 야구판을 선도해서 야구의 산업화에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올해 야구단에 기대하는 목표는 ‘고객 확보’다. 지난해 SSG는 10개 구단 중 관중 1위(98만1546명)를 차지했다. 2년 연속 우승만큼이나 2년 연속 관중 동원 1위를 하고 싶다는 열의가 강하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우승 소감 때 홈 관중 1위가 제일 기뻤다고 말씀드렸다. 올해도 가장 욕심나는 타이틀이다. 이왕이면 100만 관중을 넘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