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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푹 빠진 노르웨이 청년가수…“허벌나게 좋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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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싱어송라이터 엘리아스가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싱어송라이터 엘리아스가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한국 못 떠나게 여권 뺏어서 불태우겠다’는 메시지가 가장 재밌고 기억에 남아요.”

다소 과격한 한국 팬들의 애정 공세가 노르웨이 청년 가수는 반갑기만 한 듯했다. ‘본파이어’(Bonfire)라는 노래로 잘 알려진 싱어송라이터 페더 엘리아스(26)는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진심으로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 팬들의 매력으로 꼽았다.

‘러빙 유 걸’(Loving you girl) 등이 수록된 그의 음반 ‘러브 앤 론리니스’(Love&loneliness)는 지난해 4월 발매된 이후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1억 6000만 회 넘게 스트리밍됐다.

2018년 데뷔한 그는 자신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느긋하고 편안한 제 음악에 많이 공감하고 반응해 주시는 것 같다”면서 “멜론 톱100에 오른 (한국) 노래를 다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음악의 결이 비슷해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에서 가까운) 스웨덴보다 한국 팬들이 공감을 더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며 한국 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국노래자랑 출연…세븐틴 곡 참여도

그는 그룹 세븐틴 부석순의 유닛 앨범에 수록 된 ‘7시에 들어줘’ 피처링에 참여했다.

그는 그룹 세븐틴 부석순의 유닛 앨범에 수록 된 ‘7시에 들어줘’ 피처링에 참여했다.

노르웨이에서 음악 하던 그가 비행기로 15시간이나 걸리는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역시 한국 팬들의 러브콜 덕분이었다. “음악 활동 전에는 한국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을 찾을 수도 없었는데도 팬들이 한국 과자도 보내주고, 메시지도 보내줘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첫 내한에서 한국 문화에 본격적으로 빠지게 됐다고 소개했다. 해외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도 출연했다. 지난달 15일 방송된 광주광역시 남구 편에서 그는 쿨의 ‘아로하’를 유창한 우리말 발음으로 불러 화제가 됐다. 노래를 다 부른 후 “전국노래자랑 나오니 허벌나게 좋네요”라고 사투리로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인터넷에서 ‘전국노래자랑’ 영상 클립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이 좋아서 출연을 요청했다”며 “광주에 도착해 촬영장으로 이동할 때 택시 기사가 ‘허벌나게 좋아요’라고 하면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할 것이라고 팁을 줘서 그대로 했다”고 말했다.

첫 내한 당시 서울 홍대 인근에서 진행했던 버스킹에 대해 그는 “최고의 추억”이라고 기억했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듣고 싶은 노래가 무엇인지 물어보고 반응을 듣는 게 특별하게 느껴졌다”며 “음악이란 게 그런 게 아닐까 느끼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한국어 발음을 꽤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었던 데는 평소의 노력도 숨어 있다. “노래가 귀에 어떻게 들리는지 노르웨이의 내 지역 방언 발음으로 받아 적었다가 그대로 부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달 6일 발매한 그룹 세븐틴 부석순(승관·도겸·호시)의 유닛 앨범 ‘세컨드 윈드’(SECOND WIND)에 수록된 ‘7시에 들어줘’의 피처링과 작사·작곡에도 참여했다. “콜라보(협업)는 논의 단계에서 곡 완성까지 2년 정도 걸리는데, 이 곡은 지난해 내한 당시 세븐틴 멤버들과 만난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곡을 쓰면서 빠르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번 내한은 ‘7시에 들어줘’의 발매에 맞춰 이뤄졌다. 지난 9일과 12일엔 Mnet ‘엠카운트다운’과 SBS ‘인기가요’에 부석순과 함께 출연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내달 24일 ‘페이퍼 플레인’ 신곡 발표

많은 해외 아티스트가 K팝 아티스트를 찾는 이유를 묻자 “그만큼 K팝의 존재감이 세계적으로 매우 커졌고,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장르가 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미국 가수와 K팝 가수가 만나면 단순히 서로 다른 음악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문화들이 만나 흥미로운 조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협업이 많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했다. 또 “한국에서 K팝 문화를 접하면서 한국의 아이돌 양성 시스템이 좀 더 체계화돼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노르웨이는 아티스트로 데뷔해 시장에 나오는 길이 다양하다는 점이 (한국 음악 시장과)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페더 엘리아스는 다음달 24일 신곡 ‘페이퍼 플레인’(Paper Plane)을 발표한다. 13살 때부터 브루노 마스, 저스틴 비버, 에드 시런, 아델 등의 노래를 들으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는 그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곡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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