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집 피해 한국 온 러 청년, 넉달 공항살이 끝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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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제 공항 밖으로 나갈 수 있어요?”

14일 수화기 너머 안드레이(가명·30대)의 목소리가 떨렸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날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이하 공항출입국청)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다. 지난해 10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징집령을 피해 한국에 온 그는 131일째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46번 게이트에서 숙식을 해결했지만, 이날 판결로 공항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4일 인천지법 행정1단독 이은신 판사는 안드레이가 공항출입국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안드레이가 난민 인정 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판사는 안드레이의 난민 인정 신청이 ‘명백히 이유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없고 난민 인정 심사를 통한 구체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법무부 관계자는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와 입국허가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이는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공항 밖으로 나가는 게 우선이라 다음 계획은 차근차근 생각해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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