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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학구열… 대전 사회서비스원장의 46년만에 다시 받는 고교 졸업장

중앙일보

입력

과거에 졸업한 학교가 정규 고등학교로 인정을 받지 못해, 대학과 대학원 졸업 학력까지 취소됐던 김인식(67) 대전사회서비스원 원장이 46년 만에 고교 졸업장을 받는다.

46년 만에 다시 고교 졸업하는 김인식 대전사회서비스원장. 연합뉴스

46년 만에 다시 고교 졸업하는 김인식 대전사회서비스원장. 연합뉴스

14일 대전시립중·고에 따르면 2021년 고교 야간과정에 입학한 김 원장이 2년간의 주경야독을 마치고 오는 17일 졸업한다. 대전시립중·고는 대전시가 운영하는 2년제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이다.

김 원장은 석사학위까지 받았지만 2019년 모두 무효처리됐다. 김 원장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졸업 후 1974∼1977년 일반고가 아닌 광명실업전수학교를 다녔다. 2005년에는 주성대(현 충북보건과학대) 청소년문화복지과에 입학했고, 2007년 졸업했다. 2009년에는 충남대 대학원에 입학해 석사학위도 받았다.

그러나 대전시의원으로 활동하던 2019년 문제가 생겼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질의에 따라 유권해석에 들어간 교육부가 광명실업전수학교를 정규 고교 과정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줄줄이 학력이 무효처리 되며 최종 학력은 중졸이 됐다. 그는 “증빙 자료를 발급받아 대학에 정상적으로 입학했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다시 시작했다. 고교 과정을 밟던 지난해 11월 16일에는 대전사회서비스원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건양사이버대 노인복지학과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배울 기회를 다시 가진 데 대해 감사함을 느꼈다”며 “학교에 다시 다니면서 기회의 불평등으로 평생 배우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며 그림자처럼 지내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경험했는데, 저의 도전이 그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뿌듯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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