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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과 합작 포기 후…포드, 中CATL 손잡고 美에 배터리 공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6일 미국 미시간주 포드 공장에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이 조립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미국 미시간주 포드 공장에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이 조립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와 손을 잡고 미국에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포드는 최근 SK온과 튀르키예에서 배터리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14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는 미국 자동차 생산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에서 160㎞ 떨어진 미시간주 마셜에 CATL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포드는 35억 달러(약 4조44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규모는 35기가와트시(GWh)로 연간 전기차 40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저렴한 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 계획   

포드와 손잡은 CATL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CATL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7%로 2위 LG에너지솔루션(13.6%)과 23.4%포인트의 격차가 난다. 그동안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에 13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포드와 합작하는 미시간 공장은 중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LFP배터리는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되는 니켈코발트(NMC) 배터리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지만 생산비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작회사의 목표는 전기차 생산비용을 낮추는 것”이라며 “LFP는 가장 저렴한 배터리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니켈 가격은 2배 넘게 뛰었다. 러시아는 니켈의 주요 수출국이다. 코발트도 최근 수년간 가격이 급등했고, 주 공급지인 콩고에서 광산 노동자 인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앞서 포드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올해부터 LFP 배터리를 머스탱 마하-E SUV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포드는 내년부터는 F-150 픽업트럭 전기차 모델에도 LFP배터리를 장착할 예정이다.

SK온과 미국 배터리 공장 건설은 유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65%)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한 포드(7.6%)는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포드는 오는 2026년까지 연간 20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70%를 자체적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테슬라가 모델Y 가격을 20% 내리자, 경쟁 모델인 머스탱 마하-E 가격을 최대 5900달러(약 750만원) 낮추는 등 시장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한편 포드는 SK온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인근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워 2025년부터 연간 30∼45GWh 규모로 상업 생산을 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사는 지난 8일 업무협약(MOU)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포드가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튀르키예에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며, 조만간 MOU를 맺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현재 포드는 SK온과 미국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공장 3개를 짓고 있어 양사 간 협업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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