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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의 하입보이요" 연대 1천명 환호…4년만의 OT 확 변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 참석한 신입생들이 응원 연습을 하고 있다. 장윤서 기자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 참석한 신입생들이 응원 연습을 하고 있다. 장윤서 기자

13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이 열렸다. 1000여명의 신입생이 가득 찬 가운데 학생회장과 부회장, 단과대 회장단이 무대에 올라 환영 인사를 건넸다. 사회자가 갑자기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외치자 회장단은 걸그룹 뉴진스의 노래 'Hype Boy'에 맞춰 춤을 선보였다.

무슨 질문을 던져도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답하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으로 자기소개를 대신하자 조용하던 객석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학생회장이 구호를 외치며 'FM'(군대식 자기소개)을 선보이던 방식은 '코로나 학번'의 OT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어깨동무하고 응원…안전 관리에 총동원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 참석한 신입생들이 줄 맞춰 입장하고 있다. 장윤서 기자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 참석한 신입생들이 줄 맞춰 입장하고 있다. 장윤서 기자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오프라인 신입생 OT가 4년만에 돌아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동안 대학 OT는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대체됐다. 신입생들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헌정보학과 신입생 이예주(19)씨는 “어제 너무 떨려서 잠도 못 잤다. 오늘 입을 옷을 미리 꺼내놨다”라고 말했다. 학교 이름이 새겨진 가방과 노트를 받은 한 영어영문학과 신입생은 “이제 연대생이 됐다는 게 실감 난다. 처음 먹어본 학식도 맛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학번의 OT는 축하 영상부터 달랐다. 연예인이 아닌 유튜버 리리코와 '일타강사' 이지영 강사가 영상에 등장했다. 이들의 등장에 학생들은 "와 진짜냐"며 환호했다.

연세대 특유의 응원 연습이 시작되면서 행사의 열기는 가장 뜨거워졌다. 연습이 시작되자 1000여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동무를 하고 '해야', '여행을 떠나요'같은 응원가를 따라 불렀다.

이태원 참사 등 안전사고를 겪은 세대인만큼 안전 사고에 주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학생회장들은 각자 학과를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두 줄로 서주세요”를 연신 외쳤다. 행사장에 입장할 때는 1시간에 걸쳐 모든 과가 두 줄로 나란히 서서 들어갔다. 라창현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20학번)은 “예전에는 자유롭게 출입했지만 한 번에 몰리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좌석도 과별로 한줄씩 거리를 뒀다”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은 MZ세대 취향에 맞춰져 있었다. 행사장 밖에는 MZ세대에게 인기인 ‘인생네컷’ 즉석사진 부스가 설치됐다. 신입생들은 줄을 서서 입학의 기쁨을 사진으로 남겼다. 노어노문학과 신입생 박예린(19)씨는 “지금이 아니면 찍을 수 없는 한정판 프레임이니까 꼭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입생도 선배들도 “첫 OT, 떨리고 긴장돼요”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 참석한 신입생들이 '인생네컷' 사진을 찍고 있다. 장윤서 기자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 참석한 신입생들이 '인생네컷' 사진을 찍고 있다. 장윤서 기자

4년만의 OT는 신입생 뿐 아니라 선배들에게도 처음이다. 자신들도 신입생 때 경험해보지 못한 행사를 준비한 2학년 선배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어국문학과 학생회장 안연진(20)씨는 “신입생 때 줌(ZOOM)으로 OT를 했는데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다”며 “사실 캠퍼스 지리를 잘 몰랐는데 이번에 캠퍼스 퀴즈를 준비하면서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학과 학생회장 제승민(20)씨는 “나도 못해본 OT를 드디어 해본다는 느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50여명이 안전 관리 인력으로 투입됐다. 라창현 위원장은 “예전에는 행사 준비가 선배들의 구전으로 전해졌지만, 이번에 준비하면서 매뉴얼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행사 내용과 안전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 참석한 신입생들이 학교 기념품을 받고 있다. 장윤서 기자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 참석한 신입생들이 학교 기념품을 받고 있다. 장윤서 기자

올해 입학한 신입생은 고등학교 3년 내내 코로나19와 함께한 세대라 단체 행사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과대 학생회장 주윤겸(22)씨는 “코로나 동안 비대면 강의만 듣다 보니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잘 뭉치지 않는 것 같다”며 “신입생의 60%는 참여할 줄 알았는데 50%도 오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캠퍼스에 첫발을 디딘 새내기들은 기대에 찬 반응을 보였다. 국문과 신입생 최예성(19)씨는 “고등학생 때 경험해보지 못한 대면 모임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연고전 같은 대규모 행사가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천문학과 신입생 홍주원(19)씨는 “4년 만에 큰 행사라고 하니 어색할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즐거웠다.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고 미팅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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