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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한강 실개천…서울 세계 5대 도시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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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오세훈 서울시장(맨 왼쪽)이 27일(현지시간) 메트로폴파라솔 상부 스카이 트레일을 걷고 있다. 그는 노들섬에도 유사한 형태의 스카이 트레일 설치를 구상 중이다. 세비야(스페인)=문희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맨 왼쪽)이 27일(현지시간) 메트로폴파라솔 상부 스카이 트레일을 걷고 있다. 그는 노들섬에도 유사한 형태의 스카이 트레일 설치를 구상 중이다. 세비야(스페인)=문희철 기자

서울시가 세계 5대 도시 진입에 본격 시동을 건다. 일본 민간단체 모리기념재단 산하 도시전략연구소는 세계 48개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매년 ‘세계 도시 종합경쟁력 순위’를 발표한다. 올해 서울은 7위를 차지했다. 5년 만에 8위에서 반등했는데 더 끌어올리겠단 목표다.

글로벌 도시 경쟁력 순위. 그래픽 김영옥 기자

글로벌 도시 경쟁력 순위. 그래픽 김영옥 기자

거주분야 평가가 '발목'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도시 경쟁력 순위는 경제와 연구개발(R&D), 문화·교류, 주거, 환경, 교통·접근성 등 6가지 항목에서 70개 지표를 기준으로 주요 도시의 경쟁력을 평가한다. 일단 도시 경쟁력 평가에서 서울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평가 항목은 ‘거주’ 분야로 분석된다. 48개 도시 중 35위로 서울이 상위 50%밖에 위치하는 유일한 평가 항목이다.

시는 순위를 끌어올릴 방법으로 용적률과 높이 제한 완화를 추진 중이다.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면적의 비율(용적률)을 완화하면, 서울 도심에 보다 높은 빌딩을 올릴 수 있다. 현 도심 용적률은 주로 600%~800% 이하다. 동시에 건물을 높이 올리면 올릴수록 연면적이 증가해 1층 바닥 면적(건축면적)은 줄어든다. 이렇게 추가로 확보한 땅에 녹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일명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이다. 녹지형태는 마포구의 ‘연트럴파크형’이 거론된다. 이곳은 대표적인 선형 공원이다. 기존 공원과 개별건축물의 녹지·공터 등을 쭉 이어 만들었다. 같은 면적이라도 선형이 정방형보다 녹지 접근성이 뛰어나단 평가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자체는) 예산을 쓰지 않고도 녹지를 만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시가 구상 중인 노들예술섬 세부사업 예시안. 한강과 여의도 석양을 배경으로 수상 공연장을 설치한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구상 중인 노들예술섬 세부사업 예시안. 한강과 여의도 석양을 배경으로 수상 공연장을 설치한다. [사진 서울시]

한강 르네상스 2.0…노들섬·용산 개발

거주 분야 다음으로 서울시 순위가 낮은 건 교통·접근성 분야(16위)와 문화·교류(15위) 분야다. 이 순위를 끌어올리는 전략은 ‘한강르네상스 2.0’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울시는 노들섬을 1년 내내 예술 행사가 벌어지는 ‘아트 아일랜드(art island·예술의 섬)’로 만들겠단 구상이다. 과거 노들섬엔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거론됐었으나 전임 시장때 도심 텃밭으로 활용되면서 무산됐다.

또 서울시는 노들섬에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 트레일(sky trail·경관 조망이 가능한 오솔길)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스페인 세비야 엔카르나시온 광장 내 목조건축물 메트로폴파라솔 같은 시설이 벤치마킹 대상이다. 한강과 맞닿은 용산엔 직주락(職住樂) 아파트가 거론된다. 실리콘밸리 같은 기술기업을 용산에 유치해 일과 주거·즐길 거리가 근거리에서 가능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도시 경쟁력 평가에서 서울의 분야별 순위. 그래픽 김영옥 기자

글로벌 도시 경쟁력 평가에서 서울의 분야별 순위. 그래픽 김영옥 기자

332㎞ 한강 지류·지천 복원도 

또 하나의 아이디어는 한강 본류에서 뻗어 나가는 지천 물길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과거 재개발 과정에서 덮어버렸던 한강 지류·지천의 물길을 복원해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로 물길이 흐르도록 동네 수변 공간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릉천, 홍제천, 탄천, 안양천 등이 코로나19 때 답답한 삶에 숨 쉴 공간을 제공한 것처럼 서울시는 332㎞에 달하는 지류·지천이라는 굉장한 자연 자원을 갖고 있다”며 “서울의 물길이 시즌2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작품을 수장고에 보관하면서 동시에 관객이 관람도 할 수 있는 수장고형 미술관인 판 뵈닝언 미술관. 서울시는 서초역 인근에 이와 유사한 형태의 미술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로테르담(네덜란드)=문희철 기자

작품을 수장고에 보관하면서 동시에 관객이 관람도 할 수 있는 수장고형 미술관인 판 뵈닝언 미술관. 서울시는 서초역 인근에 이와 유사한 형태의 미술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로테르담(네덜란드)=문희철 기자

이 밖에 문화 분야에서 서울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몇 가지 구상이 나온다. 이건희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의 모퉁이를 비워두는 방식으로 공간을 디자인하거나 수장고 자체를 개방하는 방식의 미술관을 서울에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도시경쟁력을 끌어올릴 여러 방안을 소개했다. 오 시장은 “싱가포르·암스테르담만 제치면 서울이 전 세계 5위 도시가 된다”며 “주말마다 강원도·경기도로 가지 않아도 서울을 즐길 거리, 볼거리가 많은 플레이어블 시티(playable city·놀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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