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챗봇이 기자에게 요구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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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챗GPT를 만든 오픈AI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챗GPT를 만든 오픈AI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1. 오픈AI가 만든 채팅로봇(ChatGPT)을 직접 써보니 신기합니다.
진짜 사람과 채팅하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공포와 위기감을 떨칠 수 없습니다. 기계가 나보다 낫다는 생각, 내 직업(기자)이 사라지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2. 챗봇은 분명 기존 언론에 심각한 위협입니다.
포털(네이버)에서 ‘클릭(조회)장사’하는 디지털언론사들에겐 치명적입니다. 이들은 조회수를 올려야 광고수입이 늘기에 비슷한 기사, 흥미성 기사를 반복해서 쏟아냅니다. 이런 베껴쓰기는 AI가 훨씬 더 잘 합니다.
디지털언론사들이 AI를 이용해 B급 기사를 양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독자들은 더이상 디지털언론사를 찾는 수고를 하지 않을 겁니다. 챗봇에게 물어보기만 하면 더 깔끔하게 정리해주니까요.

3. 챗봇은 동시에 저널리즘에 소중한 기회입니다.
언론은 살아남기위해 챗봇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합니다. 첫째, 팩트체킹입니다. AI는 데이터를 잘못 학습할 경우 가짜뉴스를 무한생산할 수 있습니다. 검증이 더 중요해집니다. 둘째, 창의적 기사작성입니다.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비판하고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은 AI가 따라오기 힘듭니다.

4. 챗봇은 저널리즘 고급화의 훌륭한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챗봇은 엄청난 정보를 빠르게 정리해주기에 저널리스트는 더 고급 뉴스를 쓸 수 있습니다. 독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데이터로 분석해 맞춤형 뉴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독자가 원하는 방식(동영상, 이미지, 텍스트 등)으로 좋아하는 뉴스를 실시간 재가공할 수 있습니다.

5. 챗봇이 기자들에게 진짜 저널리즘을 요구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간 인터넷 미디어의 발전은 저급한 뉴스, 왜곡된 정보의 범람으로 사회갈등을 증대시켰습니다. AI 역시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순기능도 많습니다. 기계는 사람 하기 나름입니다. 기자들에겐 기회입니다.
〈칼럼니스트〉
2023.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