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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민희진 나서나…이수만 vs SM 대결, 누가 이사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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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은 내달 주총에서 모든 의결권을 하이브에 넘겼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은 내달 주총에서 모든 의결권을 하이브에 넘겼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 이수만과 손잡은 하이브, 카카오·SM 연합이 SM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면 대결한다. SM으로서는 2년 연속 험난한 주총이다. 아이러니하게 올해 SM은 지난해 주총에서 이수만 전 총괄을 방어하느라 대립각을 세운 주주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도 한 편을 이루었다.

방시혁·민희진? 하이브, 이사 후보 고심

하이브와 SM은 16일까지 이사회 후보 명단을 각각 제출해야 한다. 현행법상 주주제안은 지난해 주총 기준 6주 전까지다. 지난해 주총은 3월 31일 진행됐다.

하이브엔 주주제안권이 없다. 이번 주총에선 지난해 말 기준 주주만 제안권을 갖는다. 이 때문에 이수만 전 총괄이 하이브를 대신해 이사 후보를 제출하는 형식을 취할 예정이다. 앞서 이수만은 의결권을 하이브에 모두 위임하고 주주제안을 통해 하이브가 지정한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는 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개인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SM 관계사 지분도 하이브에 양도해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전폭적으로 협조한다.

업계에선 하이브가 제안할 이사 후보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거론된다. 그는 ‘방탄소년단 아버지’로 지난 30여년간 SM이 하지 못했던 위업(아시아를 넘은 K팝의 글로벌화)을 달성하며 종합 콘텐트 회사 하이브를 설립했다. 그동안 이수만과 가깝게 지낸 것은 아니나, 업계 차원의 교류를 이어오다 이번 지분 인수를 계기로 이수만과 K팝의 미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에 따르면 방시혁은 이수만이 지난 1월 선포한 ‘휴머니티와 서스테이너빌리티’(Humanity and Sustainability) 캠페인을 보고 “지속가능한 K팝의 영향력 활용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이수만에 전달했다. 이수만에겐 K팝 업계에서 비슷한 고민을 해왔을 방시혁이 적임자였다. 그는 하이브를 통해 “방시혁이 음악인으로서 문화의 가치를 알고, K팝이 가야 할 미래 방향에 대한 철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적극적인 지지를 보낼 결심을 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이수만 SM 창립자, 방시혁 하이브 의장, 민희진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대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왼쪽부터 이수만 SM 창립자, 방시혁 하이브 의장, 민희진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대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물망에 오른 또 다른 후보로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다. 2002년 SM 공채로 입사해 이수만에 탁월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15년 만에 총괄 이사에 오른 인물이다. 감각적인 비주얼 디렉팅으로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레드벨벳, 엑소 등의 콘셉트를 담당해 K팝 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SM 퇴사 당시 “이수만 선생님이랑 처음에 말씀드릴 때 막 울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수만과 가까이 일했다. 다만 그는 어도어에서 뉴진스를 훌륭히 키워냈고, 현재 첫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신규 K팝 그룹을 준비하고 있다. 민 대표가 이를 다 내려놓고 SM의 조정타를 잡을 지는 물음표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이슈가 될 인물로는 방시혁, 민희진만한 후보가 없다. SM 시니어급 매니저들은 슈퍼주니어 매니저 출신인 탁영준 대표와 연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이에 대해 “16일 주주제안을 위해 내부 협의 중이다.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

‘SM 3.0 시대’ 열 수 있나

현 SM 이사진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 박준영 사내이사, 지창훈 사외이사 임기는 다음달 종료된다. SM에는 현 경영진을 대신할 인물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이미 현 이사진 중심의 ‘SM 3.0 시대’ 미래 청사진도 발표했다. 이성수, 탁영준, 박준영이 각각 신인 걸그룹, 신인 보이그룹, 버추얼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리더가 되어 신규 IP를 출시하고 각각의 제작센터에 IP를 내려보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이수만 단일 프로듀싱 체제에서 벗어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프로듀싱이 가능해진다.

왼쪽부터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중앙포토

왼쪽부터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중앙포토

이 모델은 JYP엔터테인먼트 본부 중심 제작 시스템과 유사하다. JYP는 일찌감치 박진영 프로듀서 중심을 탈피하고 각 본부에서 책임지는 구조로 아티스트 IP를 운영해 왔다. 하이브도 이와 비슷하게 레이블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여러 프로듀서를 두고 있다.

SM 3.0에 대한 설명 자료. 사진 SM타운 유튜브

SM 3.0에 대한 설명 자료. 사진 SM타운 유튜브

SM은 이에 더해 각 센터의 A&R 담당자 협의체를 두고 ‘SMP’(SM 뮤직 퍼포먼스)로 불리는 SM만의 색깔을 유지하는 그림을 그렸다. ‘SM 시그니처’ ‘SM 스탠다드’를 중요하게 여기는 SM에선 결속력을 위한 콘텐트가 필수다. 이를 이끄는 협의체의 장은 이성수가 맡기로 했다. 이성수는 2005년 정식 입사 전부터 SM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SM 맨’이다. 하이브가 SM을 인수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구조를 그대로 둔다고 하더라도, 과연 현 경영진 없이 SM 색깔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직원들은 새로운 SM 방식에 호응하고 있다. 연봉 상향, 파격적 인센티브 제도 도입, 아티스트 중심의 업무 구조 등을 개선 및 신설해 근무 환경을 높였다는 평가가 많다. 블라인드에서 내부 직원 투표를 해본 결과 이수만·하이브 연합보다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의 선택을 믿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SM 3.0에 대한 설명 자료. 사진 SM타운 유튜브

SM 3.0에 대한 설명 자료. 사진 SM타운 유튜브

SM은 ‘3.0 시대’를 계기로 팬과 주주 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주총에서 얼라인이 제안한 모든 요구를 수용하고 기타 비상무이사로 이창환 얼라인 대표를 추천하기로 했다. SM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 올해 정기주총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하는 임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위원회(임시 사추위)에도 얼라인파트너스 측 위원 1명을 넣기로 했다. SM에 투자한 카카오 쪽 인사가 들어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카카오가 “경영권 분쟁과 무관”, “추가 지분 확보 계획 없다”며 소극적 태도를 보인다. 결국 이수만이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 결과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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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명지대 산업대학원 특임교수는 “카카오 입장에선 이수만이 이렇게 강하게 나올 줄 몰랐을 것이다. 이미 경영권에서 손을 떼고 해외에 체류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글로벌 플랫폼에 태울 IP를 아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봤을 것이다. 여러 부분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하이브가 나서게 되면서 카카오가 장고에 들어간 것이 아닐까 판단된다. 결국 카카오도 플랫폼이기에 많은 IP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나 사람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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