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튀르키예 대지진 속 사망자 '0명'…건물 붕괴도 없는 이 도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 앞에 한 남성이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 앞에 한 남성이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강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3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극심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 지역인 튀르키예 남동부의 한 도시에서는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은 것은 물론 건물 역시 붕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레일리뉴스 등 튀르키예 현지 매체에 따르면 튀르키예 하타이주의 인구 4만2000명 규모 도시 에르진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한 명도 없고 무너진 건물도 없었다.

하타이주는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10개 주 중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으로, 이 주에서 사상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은 에르진이 유일하다.

에르진의 외케시 엘마소을루 시장은 현지 언론 ‘TV5’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도시는 오스마니예에서 15~20㎞, 하타이 중심지에서 110㎞ 떨어진 곳에 있지만, 지진으로 단 하나의 생명도 잃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르진 밖에서 거주하는 시민 5~60명은 사망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엘마소을루 시장은 지난 6일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에르진에서도 강한 진동이 느껴졌으며, 이 때문에 시민들도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진이 났을 때 내가 사는 단층 단독주택도 강한 충격에 갑자기 흔들렸고 거의 움직일 수 없었다”며 “지진이 잦아든 후 곧바로 집 밖으로 나와 현지를 둘러봤으며, 에르진에 (건물 붕괴로 인한) 잔해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엘마소을루 시장은 에르진이 지진으로 인한 충격을 피해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나는 시장 재임 기간 중 불법 건축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법 건축물을 철저하게 통제해 왔다면서 “우리는 규칙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고 건물 검사 시스템을 재고해야 한다. 우리 주 모든 관리자는 이 문제에 대해 의지를 갖고 시민들에게 단호하게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들이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정책 때문에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고 ‘이 나라에 당신 말고는 정직한 사람이 아무도 없느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튀르키예의 건축 안전 규정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편에 속하며, 지진 피해 우려가 큰 지역은 정기적으로 규정을 강화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규정에 맞지 않는 건물에 대한 단속은 소홀하게 이뤄졌으며 이로 인해 부실 건축이 양산돼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에르진이 하타이주의 다른 도시에 비해 지진 강도가 실제 낮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칸 튀레스 이스탄불대학 명예 교수는 “에르진 근처에선 단층 움직임이 없다. 30~40㎞ 떨어진 곳에 단층이 있지만 그 사이에아마노스라는 큰 산 덩어리가 있어 진동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