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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해군측량함, 日영해 또 침범…"잠수함 탐지 힘든 해역 찾는 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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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측량함 1척이 12일 일본 열도 남단 가고시마(鹿兒島)현 관내 일본 영해를 침범했다고 일본 방위성이 13일 밝혔다. 중국 군함이 가고시마 인근 일본 영해에 진입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태평양으로 향하는 잠수함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이 지역을 조사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NHK는 중국 해군 측량함이 12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일본 영해를 침범했다고 보도했다. NHK 방송화면 캡처

NHK는 중국 해군 측량함이 12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일본 영해를 침범했다고 보도했다. NHK 방송화면 캡처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 해군 측량함은 12일 오전 2시 30분쯤 가고시마현 야쿠시마(屋久島) 남쪽으로부터 일본 영해에 진입한 뒤 북서쪽으로 이동해 오전 4시 10분쯤 영해를 빠져나갔다. NHK에 따르면 중국 군함이 일본 영해를 지나는 동안 일본 해상자위대가 미사일정과 초계기를 보내 경계 감시를 벌이면서 한때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중국 군함은 지난해 다섯 차례 이 지역의 일본 영해에 들어왔으며, 올해 들어서는 이번이 첫 진입이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국에 의한 우리나라(일본) 주변에서의 군사 활동이 점차 확대되고, 활발화하는 추세이며 이번 항행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면서 외교 루트를 통해 중국 측에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변온층’ 있어 탐지 어려워

일본 영해에 들어온 중국 측량함은 해수의 온도나 흐름, 해저의 깊이나 지형을 탐사하고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했다. 전 해상자위관 출신인 사사가와평화재단의 오하라 본지(小原凡司) 상급 연구원은 가고시마 현지방송인 MBC와의 인터뷰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이 일본 앞바다의 바다 상황을 조사해 태평양으로 오가는 잠수함 루트를 개척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잠수함의 이동은 음파를 통해 탐지하는데, 야쿠시마 앞바다의 깊은 수역에는 해수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변온층'이 있어 잠수함 탐지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이 지역에는 흐름이 빠르고 수온 변화가 심한 쿠로시오 해류가 흐르고 있다. 전 해상자위대 잠수함대 사령관인 야노 가즈키(矢野一樹)는 현지 언론에 "중국 해군은 이 지역이 잠수함이 탐지되기 어려운 해역이란 것을 알고 반복해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해양법조약은 외국 배가 다른 나라의 영해에 들어가더라도 상대국의 평화와 질서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경우 항행할 수 있도록 하는 '무해통항'을 인정하고 있다. 방위성은 중국 측량함의 일본 영해 침범이 무해통항에 해당하는 지 분석하는 한편, 일본 주변 해역에서의 경계·감시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비행 물체 확인되면 자위대 대응"

한편 일본 정부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격추된 정체불명의 비행 물체가 자국 상공에서 확인될 경우 미군이 아닌 자위대에 영공 침범 대응 조치를 맡길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행 물체 대응과 관련한 질문에 "경찰권 행사라는 측면에서 자위대가 가야 한다"며 "미군에 요청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중국 정찰풍선과 유사한 비행체가 도호쿠(東北) 지방 등지에서 확인된 사례가 있지만, 항공자위대 장비로는 비행체 격추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군은 12일(현지시간) F-16 전투기로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휴런호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물체를 격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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