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방, 시신마저 깨끗했다…겨울보다 시렸던 ‘그의 죽음’

  • 카드 발행 일시2023.02.14

지난 2월 6일 찾아간 현장은 두 시간 넘게 운전해 닿는 곳이었다. 사흘 전 유족에게 전화를 받았고, 단순 유품 정리를 의뢰했다.

부지런히 장비와 용품을 챙겨 새벽에 길을 나섰다. 동네 개도 짖지 않는, 유독 조용한 새벽은 아직 어둠에 잠겨 있었다. 아직 입춘을 하루 앞뒀지만 새벽의 공기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숨 쉴 때마다 허연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보통 오전 8~9시부터 작업을 시작하는데, 일찍 집을 나선 덕에 약속시간보다 일찍 현장에 도착했다. 이럴 때면 근방에 차를 세워두고 쪽잠을 자는 것이 오래된 습관이다. 간혹 주민에게 혼쭐나는 경우도 있어 주택가에서 최대한 먼 곳에 차를 세웠다.

최소한의 식기만 갖춰놓은 모습.

최소한의 식기만 갖춰놓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