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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이구나" 소름 돋았다…로잔 무대 선 발레리노 강민우 [스위스 달군 'K발레'③]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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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 발레리노들의 세계 무대에서의 도약은 눈부시다. 사진은 강민우 유스 발레 컨서바토리 소속 무용수. 이번 프리 드 로잔 콩쿨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본인 제공

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 발레리노들의 세계 무대에서의 도약은 눈부시다. 사진은 강민우 유스 발레 컨서바토리 소속 무용수. 이번 프리 드 로잔 콩쿨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본인 제공

 여학생들만 있나, 'K발레'의 도약엔 남학생들의 공도 크다. 이탈리아에서 태동한 발레가 프랑스에서 꽃을 피우는 데는 '태양 왕' 루이 14세 등 남성의 역할이 핵심적이었다. 국내 일부의 남성 발레 무용수에 대한 편견에도 불구, 한국의 발레리노들은 이미 세계 무대에서 비상하고 있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김기민,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최영규 수석무용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뒤를 이을 꿈나무들이 올해 로잔에서도 빛났다. 한국의 강민우 학생과 이시환 서울예고 학생이 한국 남학생을 대표해 지난 5일 막을 내린 프리 드 로잔(Prix de Lausanne) 콩쿨 무대에 섰다.

강민우 유스발레컨서바토리 학생의 얘기를 들어봤다. 강민우 학생은 '돈키호테'의 유쾌한 사랑꾼 이발사 바질리오 무대를 선보였다.

발레 시작은 어떻게 하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춤추는 게 좋았어요. 누나가 발레를 배웠는데 어머니께서 같이 해보라고 권해주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재미가 붙어서 계속하고 있네요."  
바질리오 무대가 끝난 뒤 이발사라는 것에 착안해 머리를 쓰다듬는 제스처도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자신 있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작품이라 선택했고요, 마지막 머리 제스처는 어떻게든 눈에 띄고 싶다는 생각에 무의식 중에 나왔어요(웃음).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서 감사합니다"  
프리 드 로잔(Prix de Lausanne)은 꿈의 무대다. 강민우 학생의 본선 무대 모습. 본인 제공

프리 드 로잔(Prix de Lausanne)은 꿈의 무대다. 강민우 학생의 본선 무대 모습. 본인 제공

로잔이라는 꿈의 무대를 밟은 소감은요.  
"사실 너무 재미있었어요. 테크닉을 잘 마치고 끝난 뒤엔 소름이 돋았어요. 약간 '이 맛에 무대에 서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웃음). 꿈만 같았습니다. 매일 이어진 클래스와 무대에서 선생님들이 주신 말씀도 모두가 소중했고요. 특히 '춤을 좀 더 즐기라'는 말과 '너의 감정이 관객에까지 전달이 돼야 한다'는 티칭이 기억에 남습니다."  
기억에 남는 지도자나 참가자들이 있다면요.  
"다른 국가의 참가자들에게도 많이 배웠어요. 비슷한 나이에도 존경스러운 친구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올해가 50주년이라 특히 뜻깊었던 로잔에서 많은 경험과 배움을 얻었어요. 세계는 넓고, 뛰어나고 다양한 스타일의 무용수가 있다는 걸 체험했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쉬운 점은요.    
"기본기가 더 탄탄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조금 아쉽긴 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내려왔으니 큰 후회는 없어요. 앞으로는 제10대의 춤을 가다듬는 시간을 갖고, 20대엔 유럽의 발레단에 입단하는 게 목표입니다. 오디션도 도전해보려고요."  
발레하며 힘든 건 어떻게 극복하나요.  
"저는 부상도 많이 겪었고 일찍 시작한 편도 아니어서 힘든 적이 많았어요. 그래도 조금씩 성장해가는 제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무용수들을 보며 목표를 설정하고 계속 달려왔어요. 아름다운 순간을 위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게 발레여서, 제 모습을 볼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후회를 하게 돼요. 하지만 막상 발레만큼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저에겐 없을 거 같아요. 나중엔 꼭 멋진 댄서가 되고 싶어요(웃음). 인성과 태도가 춤에도 묻어나오는만큼, 훌륭한 인간으로도 성장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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