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 역습" 말도 나온 컷오프...尹心은 왜 明心만큼 안 통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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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0일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 최고위원 후보들. 윗줄 왼쪽부터 김병민, 김용태, 김재원, 민영삼 후보, 아랫줄 왼쪽부터 정미경, 조수진, 태영호, 허은아 후보(가나다순). 연합뉴스

10일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 최고위원 후보들. 윗줄 왼쪽부터 김병민, 김용태, 김재원, 민영삼 후보, 아랫줄 왼쪽부터 정미경, 조수진, 태영호, 허은아 후보(가나다순). 연합뉴스

10일 국민의힘 최고위원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를 두고 당내에선 “비윤계의 역습”이란 평가가 나왔다. 총 13명의 예비후보가 최종 8인으로 압축됐는데 박성중·이만희·이용 등 핵심 친윤 현역 의원들이 탈락한 반면, 친이준석계인 김용태·허은아 후보는 모두 본경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친윤계가 당 대표 선거뿐 아니라, 최고위원 선거도 압도할 것이란 당내 예상이 뒤집힌 결과다.

이에 대해 친윤 핵심 의원은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친윤계 후보가 난립해서 표가 분산됐기 때문에 나온 결과일 뿐, 본경선에서 이변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친윤 진영에서 조수진·태영호 의원과 원외 인사인 김병민·김재원·민영삼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했기 때문에 대세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는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당시 친이재명계 현역 의원(박찬대·서영교·장경태·정청래)이 앞다퉈 출사표를 던졌고, 최고위원으로 빠짐없이 당선됐다. 정치권에선 “적어도 당내에서만큼은 윤심(尹心)의 위력이 명심(明心)만 못 하다”는 말이 나온다.

①개딸 VS 이준석 키즈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전 대표와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전 대표와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런 여야의 상반된 결과는 “당원 분포에서부터 비롯된 차이”(비윤계 초선 의원)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고민정 의원을 제외한 비명계 의원들이 모조리 고배를 마신 데에는, ‘개딸’ 등 이재명 대표의 지지층 결집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대선을 전후로 대거 유입된 2030세대·수도권 당원들이 수도권에 포진한 친명계 현역 의원들에게 힘을 실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지난 2년 사이 늘어난 2030세대·수도권 당원이 오히려 ‘복병’이 된 측면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비윤계 의원은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신규 유입된 수도권·2030세대 당원은 기존 ‘조직 선거’로부터 자유로운 캐스팅 보터”라며 이들이 뭉쳐 승패를 가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이준석계이자 청년인 천하람 후보(전남 순천시갑 당협위원장)가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최종 4인에 뽑힌 것만 봐도, 확실히 비윤 성향 당원들의 결집이 있었다”며 “비윤계 최고위원 주자들의 본경선 진출은 어부지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9일 발표한 3·8 전당대회 선거인단(84만 명) 현황에 따르면, 10~30대 당원 비중은 17.8%에 달했다. 2년 전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됐던 전당대회(11.6%)보다 6.2%포인트가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40대(14.6%)까지 포함하면 2040세대 규모는 32.4%에 육박했다. 반면 50대(25.6%) 비중은 5%포인트 줄었고 60대 이상(42.0%)은 같은 비중을 유지했다.

당원들의 지역 분포도 꽤 바뀌었다. 수도권(37.8%) 비중이 2년 사이 당의 텃밭인 영남(39.6%)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②유튜버 VS 종편 패널

지난 202년 방송인 김어준씨(가운데)의 부친상에 참석한 정청래 민주당 의원(왼쪽에서 두번째).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 202년 방송인 김어준씨(가운데)의 부친상에 참석한 정청래 민주당 의원(왼쪽에서 두번째).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최고위원 선거가 ‘인지도 위주’ 투표로 치러지는 한계도 작용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대표 선거와 달리 최고위원 선거는 후보 간 변별력이 떨어진다”며 “친윤이냐 비윤이냐 보다는, 당원들 대상 인지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경우 친명계 후보들은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인지도를 크게 키웠다. 친야 성향 유튜브 출연이 잦은 정청래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자 중 1위(25.2%)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박찬대 의원도 언론에 얼굴을 자주 비췄다. 반면 탈락했던 송갑석·윤영찬·고영인 등 비명계 의원은 상대적으로 언론 노출이 적은 편이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해 1월 20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혁신, 도전, 미래" 조선비즈 2022 가상자산 컨퍼런스에 참석, 자신의 수행 팀장인 이용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해 1월 20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혁신, 도전, 미래" 조선비즈 2022 가상자산 컨퍼런스에 참석, 자신의 수행 팀장인 이용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에선 원외 주자들이 오히려 인지도가 높아, 정작 친윤계 현역 의원들이 쓴맛을 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원외 후보들은 보수·고령층이 주된 시청 층인 종합편성채널 등에서 ‘정치 패널’로 자주 출연했지만, 윤석열 캠프 후보 수행팀장을 맡았던 이용 의원이나 수행단장을 역임한 이만희 의원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편이 아니다. 친윤계 재선 의원은 “핵심 친윤계 의원들이 미디어 출연을 자제했던 게 오히려 독이 됐다”고 말했다.

③직접 뛴 이재명 VS 직접 못 뛰는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당 대표 후보(가운데)가 지난해 7월 29일 오후 강원 춘천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서영교(왼쪽), 박찬대 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당 대표 후보(가운데)가 지난해 7월 29일 오후 강원 춘천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서영교(왼쪽), 박찬대 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심’보다 ‘명심’이 주효했던 건,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 직접 등판했던 당사자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이 대표는 당시 박찬대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정하는 등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을 강하게 지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는 본인이 대표 후보로 출마하며 전당대회의 강력한 구심점으로 활약하지 않았나”며 “반면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간접적 의중만이 언로를 통해 표출될 뿐”이라고 말했다. 친윤계가 당 대표 후보로 총력 지원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만으론 나머지 최고위원 후보들의 지지율까지 견인하기엔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14일 서울 삼청동에서 유럽연합(EU) 특사단으로부터 결과 보고를 받고 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 오찬에는 EU 특사단장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이철규(부단장) 임이자 박수영 배현진 의원,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 박성훈 고려대 교수 등 특사단 전원이 참석했고,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1차장이 배석했다. 김기현 의원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14일 서울 삼청동에서 유럽연합(EU) 특사단으로부터 결과 보고를 받고 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 오찬에는 EU 특사단장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이철규(부단장) 임이자 박수영 배현진 의원,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 박성훈 고려대 교수 등 특사단 전원이 참석했고,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1차장이 배석했다. 김기현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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