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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구호대 “생존자 있다” 51세·17세 모자 구조…구조견 ‘토백이’ 발 다쳤지만 붕대 감고 수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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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지진이 덮친 튀르키예의 안타키아에 급파된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를 맞이한 건 형체를 알 수 없이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와 삐죽삐죽 튀어나온 철근 속에 만들어진 깊은 구덩이였다.

대지진 이후 엿새가 12일에도 구호대는 밤낮없이 구호·구조 활동을 이어갔다. 생존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 72시간을 훌쩍 넘긴 상황이지만, 무너진 건물 아래에서 생사의 끈을 붙잡고 있던 피해자들의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이어진다. 구호대는 지난 9일 구조 활동을 시작한 이후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

지난 9일 안타키아에서 구조 작업 중 부상을 입은 한국의 구조견 토백이가 발에 붕대를 감은 채 10일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6세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인 구조견 토백이는 날카로운 물체에 발을 다쳤는데, 상처가 덧나지 않게 응급조치를 한 뒤 한 사람의 생존자라도 더 발견하기 위해 현장에 다시 투입됐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안타키아에서 구조 작업 중 부상을 입은 한국의 구조견 토백이가 발에 붕대를 감은 채 10일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6세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인 구조견 토백이는 날카로운 물체에 발을 다쳤는데, 상처가 덧나지 않게 응급조치를 한 뒤 한 사람의 생존자라도 더 발견하기 위해 현장에 다시 투입됐다. [연합뉴스]

구호대는 튀르키예 정부 요청에 따라 지진 피해가 심각한 동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구조 활동을 시작했다. 이 지역은 시리아 접경 지역이기도 하다. 마땅한 숙소를 찾기가 쉽지 않아 베이스캠프는 현지 셀림 아나돌루 고교에 설치했다.

구호대는 지난 9일 잔해 더미를 파헤쳐 70대 남성을 구조한 데 이어 2세 여아와 아버지, 35세 여성과 10세 여아 등 다섯 명을 구했다. 구호대는 지난 11일 오후 2시쯤 여섯 번째 생존자를 구조했다. 튀르키예 구조팀과 합동 작업을 벌이던 중 65세 여성을 발견해 구조 작업에 나섰다. 이 여성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견됐고, 구조 후 인근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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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녁에는 모자(母子) 관계인 두 명의 생존자가 추가로 구조됐다. 생존자는 각각 17세 남성과 51세 여성으로 같은 건물에서 구조됐다. 당시 구호대는 음향탐지기를 활용해 이들 생존자의 위치를 가늠하고, 착암기 등 구조장비를 활용해 접근로를 확보하는 고난도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5시간이 넘는 작업 끝에 생존자를 발견했는데, 17세 남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하반신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상태였다. 이에 구호대는 정맥주사 등 응급조치를 시행한 이후 곧장 병원으로 이들을 이송했다.

구호대는 오는 17일까지 현지에서 수색·구조 활동을 이어간다. 이후에도 구호대의 구조 작업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될 경우 정부는 교대 형식으로 구호대를 추가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 긴급구호대는 앞으로도 생존자 유력 구역을 중심으로 고강도 탐색 및 구조활동을 지속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설립된 KDRT는 해외에서 대규모 재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민관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 심의를 거쳐 피해국에 파견된다. 이번에 파견된 KDRT는 외교부·소방청·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소속 69명과 육군 특수전사령부를 비롯한 군 병력 49명 등 총 118명으로 구성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구호대로 지난 8일 군 수송기를 타고 튀르키예에 급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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