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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취업자 1/3 “소득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로 취업자 3분의 1은 소득이 줄었고, 10명 중 6명 이상은 1년 이상 이런 경험을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Ⅸ)’ 보고서를 12일 공개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가 미친 각종 영향을 살피기 위해 지난해 6~8월 전국 19~75세 남녀 3944명을 조사했다.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장진영 기자.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장진영 기자.

고용주·자영업자 70% “소득 감소, 1년 이상 지속”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2월 일자리가 있었다고 답한 이들에게 임금과 사업소득 등의 근로소득 감소 경험을 물었더니 34.4%가 “소득 감소를 겪었다”고 답했다. 경제활동 상태별로 경험 비율이 다르게 나타났는데, 고용주·자영업자가 71.3%로 가장 높았다. 연구진은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제한 등의 영향으로 풀이했다. 임시직·일용직·특수고용노동자가 49.9%로 다음으로 높았다. 상용직 노동자의 소득 감소 경험(16.0%)은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고용주·자영업자는 소득이 10~30% 감소했다는 비율이 45.2%로 가장 높았고, 임시·일용·특고직은 40~60% 깎였다는 응답이 38.8%로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임시직·일용직·특수고용 노동자는 소득 감소를 많이 경험했을 뿐 아니라 감소 정도 역시 상대적으로 강했다”고 분석했다.

소득 감소 지속 기간은 1~2개월 2.7%, 3~6개월 11.9%, 7~12개월 24.0%, 13~24개월 35.8%, 25개월 이상 25.6%로 나타났다. 근로소득 감소 경험자 10명 중 6명 이상은 코로나19 이후 1년 이상 상당히 장기적으로 소득 감소를 경험했단 얘기다. 특히 고용주·자영업자는 13~24개월 40.4%, 25개월 이상 32.1% 등으로 70% 이상이 1년 이상 지속해서 소득이 준 상태를 견뎌야 했다.

근로소득이 준 이유를 물었더니 사업매출 감소가 58.9%로 절반 이상이었다. 보고서는 “고용주·자영업자의 경제적 충격이 상당히 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서울시내 한 은행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서울시내 한 은행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카드 대금 밀리고 대출 경험 올라 

소득 감소뿐 아니라 ▶카드 대금 연체 ▶공과금 미납 ▶집세 미납 ▶적금·보험 해지 ▶대출 등의 경험을 조사해 경제적 어려움을 살폈다. 그 결과 코로나19 이전 1년에 1~3% 수준이던 경험 비율이 코로나19 이후 2~7% 수준으로 전부 올랐다. 5개 항목 중 하나라도 코로나19 이전 ‘없음’에서 코로나19 이후 ‘있음’으로 바뀐 비율이 7.8%로 나타났다.

취약계층, 일상회복 속도 더디게 받아들여  

단절로 인한 고립감도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큰돈을 갑자기 빌려야 할 때, “그럴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7.3%로 설문을 진행한 2014년 이후 가장 낮았고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과 비교해 24.2% 포인트 하락했다.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고, 아플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다”는 항목에 동의한 비율도 각각 85.44%, 67.98%로 2017년보다 6.10% 포인트, 15.66% 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일상회복이 이뤄지고 있지만, 소득 격차에 따라 그 정도를 다르게 느끼고 있었다. 일상회복 정도를 10점 만점으로 조사했더니 소득 상위 20% 계층에선 6.37점이 나온 반면 하위 20%는 5.85점으로 낮았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회복 정도를 더디게 본 것이다. 연구진은 “아직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전체 7.03%로 나타났는데 신체건강 취약계층은 2.1배, 정신건강 취약계층은 1.8배, 사회적 취약계층은 2.1배, 경제적 취약계층은 1.5배 더 많았다”라며 “생물학적 수준에서 코로나19는 모두를 평등하게 공격했으나 사회의 대응은 불평등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부의 촘촘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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