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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기지 '뚜껑' 덮어 '서울광장 3배 공원'...20만평 빌딩숲도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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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서울시 강남구 자곡동 수서차량기지 개발구상안 조감도. [사진 서울시청]

서울시 강남구 자곡동 수서차량기지 개발구상안 조감도. [사진 서울시청]

서울시 강남구 자곡동 철도차량기지에 대형 공원과 빌딩이 들어선다. 부지 면적은20만4280㎡(6만1903평)에 달한다. 주로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를 유치하고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수서차량기지 입체복합개발 사업화 계획 수립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수서 지역은 주로 농지로 이뤄진 개발제한구역이었다. 1993년 수서역이 들어서고 인접한 문정지구에 2008년 가든파이브가 들어서면서 정주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2015년 인근에 세곡2·장지·위례신도시가 개발하면서 인구가 급증했다. 하지만 철도차량기지가 버티고 있어 인근 지역과 어울리지 않게 개발이 정체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시는 이곳을 디지털 기반 복합도시로 계획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기본계획상 수서·문정 지역은 로봇·정보기술(IT) 산업을 특화한 첨단 산업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이번 계획 수립 추진을 계기로 문화·여가·주거 기능을 보완해 공간적·기능적으로 강남과 판교를 잇는 첨단 도시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복합개발을 선언한 수서차량기지의 입체복합개발 개념도. [사진 서울시청]

서울시가 복합개발을 선언한 수서차량기지의 입체복합개발 개념도. [사진 서울시청]

서울시, 수서차량기지 입체복합개발  

오세훈 서울시장은 수서차량기지 사업화 계획을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제13구역 복합개발 지역 ‘리브고슈’에서 구상했다. 수서처럼 리브고슈 역시 낙후한 철도차량기지였지만, 파리시가 철도 상부를 덮어 공원을 만들고 건물을 세웠다. ▶'파리 재개발 상징' 찾은 오세훈 시장

리브고슈를 벤치마킹해, 수서차량기지도 철로를 남겨두고 일종의 ‘뚜껑’을 덮어 그 위에 복합도시를 건설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선로·검수고를 일부 이전·이격하면 차량기지 상부에 8만7000㎡의 가용 부지를 확보한다. 이중 서울광장의 3배 크기인 3만㎡에 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철로 상부에 공원이 들어서면 그간 도보로 오가기 어려웠던 공간이 열린다. 시민들이 이곳을 걸어서 오갈 수 있도록 보행체계를 구축하고 수서·문정을 잇는 다리도 만든다는 것이 서울시의 생각이다.

리브고슈 역시 동쪽으로 센강과 접해 있는데, 재개발 이전까진 철도가 가로막고 있어서 파리 시민들이 강을 이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철도 상부를 덮어 공원으로 재개발한 이후 센강의 수변 공간 활용도가 높아졌다. 수서차량기지 역시 동쪽으로 한강의 지류인 탄천을 면하고 있다. 재개발 이후 하천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수서차량기지에 들어서는 대형 공원과 빌딩 개발안(예시). [사진 서울시청]

수서차량기지에 들어서는 대형 공원과 빌딩 개발안(예시). [사진 서울시청]

마곡 LG 건물 80% 규모 빌딩 들어서

수서차량기지를 항공기에서 촬영한 모습. 차량기지의 동쪽으로 한량 지류인 탄천 수변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 서울시청]

수서차량기지를 항공기에서 촬영한 모습. 차량기지의 동쪽으로 한량 지류인 탄천 수변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 서울시청]

주거·상업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건물도 들어선다. 철도가 다니는 하부는 천장으로 빛·공기가 드나들도록 설계해 녹지·업무·주거 공간을 조성한다. 상부에는 9~16층 높이의 빌딩이 대형 도시공원을 감싸는 형태로 대거 들어서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건축물 개발 방식이나 도입 시설은 추후 결정한다.

서울시는 “8개 LG그룹 계열사가 입주한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건물 연면적(86만1547㎡·26만620평)의 약 80% 수준인 66만5000㎡(20만1160평) 규모의 연면적을 제공하는 빌딩이 들어설 것”이라며 “서울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사업성도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수서차량기지 복합개발 기본구상 수립을 완료한 상황이다. 연내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개발 규모나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구체적인 사업화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수서차량기지가 복합 개발하면 경기도 판교 등지에서 서울로 유턴하는 IT 기업을 수서역 일대에서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서역 일대가 명실상부한 첨단업무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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