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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째 WBC 선수 최지훈 "태극마크에 어울리는 선수 되겠다"

중앙일보

입력

WBC 대표팀에 막차로 발탁된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 베로비치(미국)=김효경 기자

WBC 대표팀에 막차로 발탁된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 베로비치(미국)=김효경 기자

31번째 선수지만 누구보다 많은 쓰임새를 갖고 있다.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26)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활약을 다짐했다.

오는 3월 WBC에 출전하는 이강철호는 주축 선수 한 명을 잃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최지만(31)이 지난 겨울 팔꿈치 뼛조각 수술 여파로 합류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최종 30인 엔트리 제출을 앞두고 최지만의 대체자로 최지훈을 낙점했다. 최지훈은 프로 3년차인 지난해 정규시즌 전경기(144)에 출전해 타율 0.304(569타수 173안타) 10홈런 61타점 31도루를 기록했다.

조별리그 B조 경기를 치를 라이벌 일본도 최지훈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 도쿄스포츠는 '최지훈의 강한 애국심이 일본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공수주를 겸비한 KBO 최고 젊은 외야수다. 뜨거운 성격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평했다.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최지훈은 "기사를 봤다. 애국심이 있는 편"이라며 씩 웃었다. 이어 "기사가 나서 좋다. 일본에서 경계한다니,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SSG 외야수 최지훈. 뉴스1

SSG 외야수 최지훈. 뉴스1

최지훈은 동국대 재학 시절인 2018년 23세 이하 야구 월드컵에 출전해 타율 0.333(36타수 12안타)로 활약했다. 그리고 5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겨루는 WBC에 나서게 됐다. 최지훈은 "WBC는 클래스가 다른 대회다.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훈은 역경을 이겨낸 선수다. 2017년 광주일고 졸업 당시 프로팀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성장해 2020년 SK 와이번스(SSG 전신)의 선택을 받았다. 프로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난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가 최고의 영예인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최지훈은 "대표팀 합류 이후 부모님과 덤덤하게 통화했다. 그런데 나중에 눈물을 흘리셨다고 하더라"고 헸다.

몸 상태도 아주 좋다. 미국에서 열흘 정도 훈련한 최지훈은 "지난해와 똑같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는데, 체중이 7~8㎏ 늘어났다. 체지방보다는 근육이 늘어서 만족한다"고 했다. 최지훈은 14일 대표팀 소집훈련을 위해 애리조나주 투손으로 이동한다. 그는 "대표팀에 처음부터 뽑힌 건 아니지만 잘 준비했다. 아직 투수가 던지는 공을 쳐보지 못했지만,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SSG 외야수 최지훈. 뉴스1

SSG 외야수 최지훈. 뉴스1

대체선수지만 최지훈에 대한 기대치는 작지 않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원형 SSG 감독도 "뒤늦게 뽑혔지만, 지훈이는 실력 있는 선수"라고 흐뭇해했다. 이어 "번트나 주루 등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06년 WBC에서 '국민우익수'로 등극한 이진영 SSG 코치는 "최고의 선수가 모인 대표팀이라 백업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지만, 지훈이는 수비력으로는 탑이다. 팀에 이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훈도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하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최지훈은 "김강민 선배님이 장난스럽게 '어차피 나라 구하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으니까 뭐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하던 대로 하라'고 하시더라. 긴장이 풀렸다"고 미소지었다. 이어 "어떤 상황이든 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태극마크에 어울리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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