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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방어 나선 '초호화 변호인단'…특수통·광장 출신 등 18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찰 수사를 피해 8개월간 태국으로 도피했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귀국과 동시에 18명에 달하는 대규모 변호인단을 선임했다. 함께 구속기소된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의 변호사들까지 합하면 총 22명에 이른다. 이중엔 과거 ‘특수통’으로 불린 검찰 출신 변호사들도 다수 포진했다. 현직 검찰 수사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그 복판에 던져진 김 전 회장 역시 두꺼운 방패를 준비한 모양새다.

변호사 18명 투입해 방어 나선 김성태 

8개월의 장기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과 ‘대북 송금’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김 전 회장은 법무법인 광장 등 총 18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다. 뉴스1.

8개월의 장기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과 ‘대북 송금’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김 전 회장은 법무법인 광장 등 총 18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다. 뉴스1.

 법원에 따르면 이번 김 전 회장의 변호인단 18명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건 법무법인 광장 소속 변호사들로 총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최고참으로 변호인단을 지휘하는 건 유재만(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다. 유 변호사는 법무부 검찰 3·4·5과장과 대검 중수 1·2과장을 차례로 거친 뒤 2005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낸 화려한 이력을 지녔다.

유 변호사는 2003년 대검 중수2과장 재직 시절 ‘SK-한나라당의 100억원대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맡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직접 대면 조사하고 여야 유력 정치인들을 대거 구속한 전력이 있다. 2004년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조성한 2000억원대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면서 직접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찾아 조서를 받고, 김대중 정부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청사건 수사 당시엔 2명의 전직 국정원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2021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부장 시절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최신원 SK네트웍스 사장을 구속기소한 전준철(31기)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전 변호사 역시 대전지검·수원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2부장을 지낸 특수통이다. 검찰 재직 마지막 날(2021년 5월25일)까지 당시 900억 원대 배임 혐의를 받던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수사해 구속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부장과 특수3부 부부장, 창원지청 차장검사를 지낸 박근범(23기) 변호사와 수원지검 특수부 부부장, 대구지검 강력부장, 대검 형사1과장을 지낸 배재덕(26기) 변호사,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을 지낸 박장우(24기)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800만 달러+α’ 규모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제3자 뇌물 혹은 직접 뇌물로도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들은 당분간 수원지검 수사팀과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쌍방울社는 태평양 등 30명, KH는 화우

KH그룹은 강원도청과의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해서도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의 수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7일 압수수색 중인 서울 강남구 KH그룹 본사. 뉴스1.

KH그룹은 강원도청과의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해서도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의 수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7일 압수수색 중인 서울 강남구 KH그룹 본사. 뉴스1.

김 전 회장의 태국 도피를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쌍방울 임직원 12명의 대리에도 30명의 변호사가 투입된다. 법무법인 태평양(13명)을 비롯해 법무법인 위(4명), 율우(3명), 바른(3명), 강남(2명), 저스트·무영(1명) 등이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대구지검장 등을 지낸 노승권(21기) 변호사와 남부지검 2차장 출신 오현철(29기) 변호사도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알펜시아 입찰 방해 의혹 등 다수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중 대북송금 의혹에도 연루된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변호인단도 만만찮다. 배 회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박찬호(26기) 전 광주지검장과 지난해까지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을 지낸 유경필(33기)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간 KH그룹 관련 사건을 담당한 법무법인 화우에서도 여러 변호사가 여전히 참여하고 있다. 배 회장은 김 전 회장 등 쌍방울 핵심 관계자들이 2019년 5월 중국 단둥에서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관계자들을 만나 경제협력 관련 합의서를 작성할 당시 동석하고, 북한과 또 다른 경협 합의를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600억 원대 비자금에 쓰인 쌍방울 계열사의 차입금 출처에 KH그룹 계열사가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김 전 회장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린 한 변호사는 “결과적으로 쌍방울이 경기도로부터 실제 사업을 받아 추진한 게 없다”며 “비자금으로 거론된 자금 중 일부는 회사의 정상적인 자금운용에 관한 부분도 있는 만큼, 배임·횡령과 향후 제3자 뇌물 등에 대해선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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