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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위세 다시 살아나나…달러당 원화값 6일 연속 하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달러당 원화값,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1.79포인트(0.48%) 내린 2,469.7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14포인트(1.55%) 하락한 772.44로 마감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4.8원 내린(환율은 상승) 1265.2원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달러당 원화값,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1.79포인트(0.48%) 내린 2,469.7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14포인트(1.55%) 하락한 772.44로 마감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4.8원 내린(환율은 상승) 1265.2원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주춤했던 '킹달러'(달러 초강세)의 공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 우려가 지속하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달러당 원화값은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보다 4.8원 내린(환율은 상승) 달러당 126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은 전날 종가보다 4.1원 내린 1264.5원에 개장했고 장중 1266.5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달러 대비 원화값은 지난 2일 장중 10개월 만에 최고치인 1216.4원까지 올랐으나, 다시 내리막을 타는 분위기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어 견고한 데다 미 연준 이사들이 연일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한 영향이다. 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만3000건 늘어난 19만6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걸 재확인했다. 고용시장이 과열되면 노동자의 임금이 오르고, 소비가 늘어나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연준 고위 인사의 간밤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게시한 팟캐스트에서 “최근 3개월간 인플레이션 지표가 긍정적이었지만 이 같은 둔화 추세가 지속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정찰풍선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도 원화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되면서 달러화의 강세, 위안화 약세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아시아 주요국 통화는 위안화와 동조현상을 보이는데, 한국의 원화도 이에 영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환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을 예단하기 힘들고, 글로벌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환율의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는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CPI)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미국 CPI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높다면 Fed의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이 수그러들면서 원화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시장 예측에 부합하는 정도라면 달러 강세가 주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은 미 고용지표 호조의 영향이 크게 반영된 것"이라며 "당분간은 1250원 중심으로 원화값이 등락하는 양상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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