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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싸고, 지배구조 등 고칠 수 있는 회사가 타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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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호 03면

이창환 얼라인 대표

이창환 얼라인 대표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 일해야지, 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잖아요. 마찬가지로 이사회도 대주주가 아닌 모든 주주를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이창환(37·사진)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요즘 주주행동주의 업계에서 ‘골리앗을 이긴 다윗’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고작 1.1%의 SM지분으로 소액 주주들을 결집해 ‘K팝 왕국’ SM의 변화를 끌어내며 ‘주주행동주의’의 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KKR에서 상무를 지낸 그는 2021년 3월 얼라인을 설립하고, 첫 타깃으로 SM을 공략해왔다. 올해는 KB금융을 비롯한 7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힘을 쓰고 있다. 그는 이러한 주주행동주의가  ‘정의와 공정’ 등으로 포장되는 것엔 손사래를 쳤다. 그는 “주주행동주의의 목적은 주식의 저평가 원인을 해소해 좋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정의의 사도는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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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주의는 무엇인가.
“창의적인 투자전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SM의 사례를 보자. 상장 회사였음에도 상당수 사람들은 SM을 이수만 대주주의 회사라고 여겨왔다. 그러니 18%를 가진 대주주의 권익은 보호되고, 나머지 80%가 넘는 주주들의 권리는 제대로 보호받기 어려운 것이었다. 자연히 주가도 싸다. 이런 기업의 문제를 고쳐서 해결하면, 주가가 높아지고 수익이 올라가게 된다. 상승 요인이 많으니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본다.”
타깃을 고르는 기준은.
“우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좋은 회사를 고른다. 둘째는 주가가 싸야 한다. 그런데 그 가치가 낮은 이유가 우리가 고칠 수 있는 문제여야 한다. SM은 지배구조, 금융지주는 미흡한 주주환원이 문제였고,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해 투자를 결정했다.”
대상 기업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
“SM은 멀티 프로듀싱 체제 등으로 바뀌면 기존 매출 대비 2배 이상, 영업이익 3배 이상의 상승 가능성을 봤다. 금융지주는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 정책 등 주주제안을 실천하면 3년간 주가가 2배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제언을 해준다면.
“미국이나 일본의 기업은 대주주의 의미가 다르다.  다른 나라는 모든 주주를 위한 것이 아니면, 대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대주주와 소액주주간의 이해관계 불일치 문제가 가장 크다. 이러한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이 우리 기업들의 주가를 낮추는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주 원인이기도 하다. 과거 우리나라는 빠른 성장을 위한 ‘선택’을 했다고 본다. 고성장시대에는 빨리 돈을 벌어서 재투자하는 것이 중시돼 소수의 주주에게 의사결정권을 몰아주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성장이 어려운 환경에서, 회사가 돈을 벌었을 때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가 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주주행동주의에 대해 지나친 간섭이라는 우려가 있다는데, 직접 토론해보고 싶다. 우리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주주 이익증대를 위해 노력해왔다. 일단 주주행동주의는 금지의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 일본은 주주행동주의 장려 정책을 통해 기업 체질이 건전한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게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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