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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방시혁 손잡자, SM 17% 급등, 하이브·카카오는 미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M 하이브 카카오 로고

SM 하이브 카카오 로고

고래 싸움에 개미가 더 크게 웃게 됐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하자 에스엠 주가가 치솟았다. 하이브가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주당 12만 원에 공개매수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다.

다만 인수 주체인 하이브의 주가는 '1조원'이 넘는 빅 딜에 대한 재무적 부담감에 하락 마감했다. 최대주주 지분이 하이브로 가자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 카카오 주가도 내리막을 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에스엠은 전날(9만8500원)보다 16.45% 상승한 11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 하이브의 에스엠 지분 취득 공시가 올라오면서 에스엠은 개장과 동시에 11만7000원까지 올랐다. 장 초반 에스엠에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에스엠 계열사인 SM C&C(29.87%), SM Life Design(26.32%), 키이스트(3.15%) 등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에스엠 주가를 끌어올린 건 하이브 측이 인수전에 나서면서다. 하이브는 이날 오전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보유한 SM엔터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 총 43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뿐이 아니다. 추가지분확보를 위해 주당 12만원에 에스엠 소액주주의 지분을 공개매수에 나서겠다는 발표가 에스엠 주가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하이브는 약 25% 상당의 지분을 시장에서 추가 매입해 최종적으로 지분 4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하이브 주가는 전날보다 1.92% 하락한 19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과 동시에 7% 넘게 오르며 21만2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중 10.19% 오르며 21만8500원선을 터치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하락 마감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공개 매수 등을 통해 지분 39.8%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에 따르면 총 자금이 1조 1000억원이 든다”며 “재무적 부담에 대한 우려로 인해 주가가 하락 마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지난 9일엔 미국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를 인수하면서 이미 3000억원가량을 쓴 만큼 자금 사정이 충분하지는 않다.

카카오 주가도 이날 4.65% 하락한 6만7600원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1조원이 증발했다. 하이브가 단숨에 에스엠 1대 주주로 올라서며 에스엠과의 전략적 제휴 및 추가 지분 확보에 큰 장애물이 생긴 탓이다. 여기에 이날 공개된 4분기 실적 부진도 발목을 잡았다.

시장에서는 에스엠 인수 쟁탈전에서 하이브가 우선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불과 사흘 만에 하이브가 이 전 프로듀서가 보유한 보통주 14.8%를 확보하면서 카카오(9.05%)와의 격차를 벌렸기 때문이다. 이 전 프로듀서 측이 건 제3자 배정 신주와 전환사채 발행에 대한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늘 카카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에스엠 1대 주주가 되기 힘들 수 있다는 실망감 영향도 컸다"며 “하이브가 대주주 지분을 인수한 만큼 에스엠 인수전에서 카카오보다 유리한 고지에 섰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 역시 "카카오 입장에서는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다"며 "공개 매수를 해 맞불을 놓거나, 다른 주주들의 지분을 가져와야 하는데 국민연금 등이 들고 있어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2월부터 에스엠에 행동주의를 전개해온 얼라인 측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라고 요구했다. 얼라인 측은 “12만원은 SM 3.0 멀티프로듀싱 전략 실행 시 기대되는 매출 및 영업이익 상승 여력 그리고 비핵심사업, 비영업자산, 내부거래 정리를 통한 효율화 등을 감안 시 너무 낮은 가격”이라며 “경영권 확보 목적인 만큼 지분 25%가 아니라 일반투자자가 보유한 지분 전체에 대해서 공개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 인상은 힘들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최 연구원은 “이미 하이브에게 재무적 부담이 큰 딜인데, 매수가를 1만원씩 올릴 때마다 수백억의 돈이 더 소요되므로 12만원 이상으로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최근 주가가 7만~8만원 대였던 점을 감안할 때 12만원이 싸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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