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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기주총 키워드는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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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전문 평가기관이자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2023년 정기주주총회 시즌 프리뷰 보고서를 발간하며 올해 시즌에서 주목할 관전 포인트로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 확대,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 물적분할과 주주권익 보호, 환경·사회 주주권 행사 등 4가지를 제시했다.

2022년에 이어 올해 정기주총 시즌에서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과 소액주주의 주주제안이 다수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KT&G의 주주총회에서 첨예한 표대결이 예상되며, 얼라인파트너스가 예고한 7개 은행지주에 대한 배당확대 주주제안도 주목받을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정기주총 시즌의 주주제안에서 관찰되는 특징은 총수일가 내분에 따른 경영권 분쟁 성격의 주주제안보다 소액주주, 펀드 등 일반 주주가 제기하는 주주제안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정기주총 시즌에서 주주제안으로 주목받은 금호석유, 에스엠, 사조오양, 한샘, KB금융, 대신증권 가운데 금호석유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 또는 소액주주가 안건을 제안했다.

2022년 주주제안을 통해 상정된 안건을 살펴보면 이사 및 감사 선임, 정관변경, 이사 보수한도 등 지배구조 관련 안건과 배당, 자기주식매입 등 주주환원 관련 안건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그림1). 현재까지 예고된 주주제안을 고려할 때 올해 주주제안의 안건 유형도 비슷한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정부가 민영화기업과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 기업들에 대한 스튜어드십 활성화를 거론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있는 KT와 신한지주, 2대주주로 있는 우리금융지주 등 대표적인 소유분산 기업들의 최고경영자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되면서 올해 정기주총 시즌에 임원 재선임 또는 신규 선임 안건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이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예고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과정과 그 방향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규제 측면에서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관련 일반주주 보호장치가 마련되면서 올해 정기주총 시즌에서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 안건의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LG화학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자회사 상장 후 모회사의 주주가치가 감소하는 모회사 디스카운트 현상이 종종 발생함에 따라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 제고를 위한 대책을 시행했다. 앞으로 물적분할을 추진하려는 상장기업은 주주보호방안을 마련해 일반 주주를 설득하는 등 이전에 비해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이미 DB하이텍과 풍산 등 핵심 사업부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기업들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향후 당분간 정기주총 시즌에서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 안건의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이사 재선임 안건에서 기업의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가 고려될 수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최근 해외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 실패를 근거로 국내 기업에 대한 이사 선임 의결권 행사에서 반대표를 행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글로벌 추세에 따라 최근 국민연금도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의 개정 사항으로 기후변화와 산업재해 관련 중점관리사안을 신설할 예정이며, 향후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에 대해 적극적인 인게이지먼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월 ‘기후 관련 공시 기준’ 공개초안이 발표되는 등 국내에서도 이사회의 기후 공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서스틴베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ESG 컨트로버시에서 사회 영역의 발생 건수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그림2),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이사회의 산업재해 발생에 대한 리스크 관리 실패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일반주주의 주주제안이 확대되는 시장 분위기로 기업과 이사회가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주주들과 더 활발히 소통하려는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기후 공시 체계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고 산업재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의결권 행사에서 환경과 사회 이슈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민감도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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