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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이수만, 방시혁 손잡다…하이브-SM 지분인수 막전막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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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K팝 공룡’의 탄생을 예고했다. 앞서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확보하자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이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SM 경영진은 하이브의 지분 인수에 반발하고 있어 향후 경영권 분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SM, “적대적 인수합병에 반대”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왼쪽)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연합뉴스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왼쪽)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연합뉴스

하이브는 이수만이 보유한 지분 중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시했다. 하이브 측이 밝힌 취득 목적은 “K팝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효과 창출”이다. 하이브는 다음달 1일까지 이수만에게서 사들인 금액과 같은 12만원에 최대 25%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최종적으로 SM 지분 40%를 보유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손에 쥐겠다는 구상이다.

하이브의 SM 인수가 현실화하자 SM은 반발하고 있다. 이성수·탁영준 SM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인수합병)를 반대한다”며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는 SM 3.0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회사의 의사 결정에 따른 것으로 최대 주주(이수만) 측이 주장하는 경영권 분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주주·세력에 의한 사유화에 반대하며,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이수만이 자신의 지분을 시장에 내놓은 2020년부터 인수를 시도해왔다.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르세라핌, 뉴진스 등 정상급 아티스트를 다수 보유한 하이브가 SM까지 인수하면 K팝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수만은 하이브에 지분을 매각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K팝 선구자로서 후발 주자인 하이브에게 회사를 넘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CJ, 카카오 등과 지분 매각을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3년째 진전이 없었다.

SM·카카오와 이수만·하이브 대결 구도

이수만과 SM 현 경영진 사이의 분쟁은 소액주주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둘의 계약 조건을 들여다보면서 시작됐다. 얼라인은 이수만이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통해 매년 200억원 이상의 프로듀싱비를 SM에게서 받아간다는 사실을 문제 삼아왔다. 이에 SM이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지난해 끝냈지만, 계약 종료 후에도 기존 발매한 음반 음원 수익의 6%를 2092년까지 이수만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수만 SM 전 총괄프로듀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SM 전 총괄프로듀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SM은 지난 3일 이수만 독점 프로듀싱 체계에서 벗어나 멀티 프로듀싱 체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이수만 없는 SM’ 구상이다. 이에 이수만은 측근을 통해 불쾌함을 드러냈다. 지난 7일 SM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를 2대 주주로 맞아들이기로 하면서 이수만의 영향력을 더욱 축소하는 방안까지 내놓았다.

양측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결국 이수만이 최대 경쟁사인 하이브와 손을 잡는 결정을 내렸다.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일단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이지만, 카카오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분 추가 매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SM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오전 SM 주가는 전 거래일 14.4% 오른 11만2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성수, 탁영준 SM 공동대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이성수, 탁영준 SM 공동대표. 사진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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