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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산불로 초토화 된 곳서 일자리 키운다…울진의 역발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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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7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일대에서 119 소방대원이 산불 진화를 위해 소방 호스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 7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일대에서 119 소방대원이 산불 진화를 위해 소방 호스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 4일 오전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한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했다. 작은 불씨에서 시작된 이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그로부터 열흘째 되는 3월 13일이 돼서야 축구장 1만9803개와 맞먹는 1만4140㏊규모의 산림을 태우고 213시간 만에 꺼졌다.

당시 산불은 발화에서 진화까지 역대 가장 긴 시간, 단일 지역 최대 산림 피해 면적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327세대 466명의 주민이 화마에 삶의 터전을 잃기도 했다. 상당수 주민 생계를 책임지던 송이산도 큰 피해가 났다.

대형산불 상흔 여전한 울진서 ‘산림대전환 프로젝트’

지금도 울진군 북면 이곳저곳에는 역대급 산불이 할퀴고 간 상흔이 남아있다. 화마가 닿지 않았던 곳은 소나무가 우거져 있지만, 산불이 덮쳤던 부분은 숯덩이가 된 나무만이 듬성듬성 서 있는 모습이다.

울진·삼척산불 나흘째인 지난해 3월 7일 화마가 지나간 경북 울진군 북면 일대의 산들이 까맣게 타버린 모습을 보인다. 연합뉴스

울진·삼척산불 나흘째인 지난해 3월 7일 화마가 지나간 경북 울진군 북면 일대의 산들이 까맣게 타버린 모습을 보인다. 연합뉴스

경북도는 산불로 극심한 피해가 난 울진군에 희망의 싹을 틔우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역발상으로 ‘산림대전환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산림 분야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불피해 지역을 동해안 산림관광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경북도는 산림대전환 프로젝트를 위해 3개 국립기관 유치를 추진했고 지난해 연말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3개 국립기관은 재해 안전망 구축을 위한 국립동해안산불방지센터, 산지생태의 생산적 복원을 위한 국립산지생태원, 산불 피해목 활용 등을 담당하는 경상권목재자원화센터 등이다.

산림 관련 국립기관 건립…“산림 복원·일자리 창출”

국립동해안산불방지센터는 기후변화로 산불이 계절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만큼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성된다. 이 센터는 360억원을 들여 2025년에 건립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8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 신림리 일대 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

지난해 3월 8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 신림리 일대 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

국립산지생태원은 울진 산불이 야기한 피해를 조기에 극복하는 한편 향후 기후변화 위기에까지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립산지생태원은 기후변화와 자연복원 관련 연구, 재난 회복 사업과 이를 기념하는 사업까지 담당할 전망이다. 국비 402억원으로 2027년까지 건립을 마칠 계획이다.

경상권 목재자원화센터는 현재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목재유통센터의 역할을 경북 동해안 전역으로 확대하는 개념이다. 산림에서 생산되는 우량 목재와 산림 피해목 등을 활용해 국산 목재 자급률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국산 목재 자급률은 16%에 불과하다. 국산목재 유통기반이 확충되면 건축자재 생산이나 목조주택 건설, 문화유산 보수·복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까지 1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울진서 시작하는 동서트레일로 관광객 발길도 잡는다 

이와 함께 경북 울진에 전국의 숲길을 통합 운영·관리하는 ‘한국등산·트레일지원센터’를 만들어 산림자원 회복의 가치를 알리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트레일(trail)’은 산속에 난 짧은 길이나 오솔길을 말한다. 울진군에서 충남 태안군까지 5개 시·도를 관통하는 849㎞ 거리의 동서트레일 기점도 경북 울진이다. 시범 구간으로 울진군 망양정부터 왕피천 구간이 오는 6월 준공될 예정이다. 경북 지역 6개 시·군 275㎞ 구간에는 사업비 116억원이 들어간다.

경북 포항시에서 운영 중인 목재유통센터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경북도는 2025년까지 사업비 100억원을 들여 경상권 목재 자원화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사진 포항시

경북 포항시에서 운영 중인 목재유통센터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경북도는 2025년까지 사업비 100억원을 들여 경상권 목재 자원화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사진 포항시

초대형헬기(S-64E)도 도입했다. 초대형헬기는 담수량 8000L, 1회 진화면적 2400㎡, 최대 체공 시간 2시간30분을 자랑한다. 경북도는 앞으로 울진에 119산불특수대응단을 신설하고 2026년까지 500억원을 들여 담수량 1만L 이상 초대형 헬기 도입도 추진 중이다. 최영숙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지난해 발생한 울진 산불 피해 지역을 2027년 12월까지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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