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정은 "제국주의, 힘으로 평정"…北 '고체연료 ICBM' 도발 임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열린 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 열병식을 마친 뒤 각급 부대의 지휘관과 병사들을 만나 ‘힘에 의한 제압’을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9일 방송했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 뒤의 딸 김주애 집중 조명하는 카메라 장면. 연합뉴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9일 방송했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 뒤의 딸 김주애 집중 조명하는 카메라 장면.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9일 군 지휘관들과의 기념 촬영 현장에서 “강자가 되어야 존엄과 명예도 떨칠 수 있다”며 “강군이라는 반석 우(위)에 서지 못한 번영의 탑은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어 “날로 더욱 포악해지는 제국주의의 폭제를 결단코 힘으로 제압ㆍ평정해야 할 조선혁명의 특수성은 우리(북한) 군대로 하여금 오늘에 만족함이 없이 지나온 역사와 대비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더 강해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언급한 '제국주의'는 미국을 뜻하고, '속도'를 당부한 부분은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조속한 실전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가한 각급 부대 지휘관, 병사들과 9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가한 각급 부대 지휘관, 병사들과 9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뉴스1

북한은 최근 열병식을 앞두고 미국과 한국을 직접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선 김정은이 8일 열병식에서 대중 연설을 통해 강경한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에 대한 주목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림수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외교가의 예상과 달리 별도의 육성연설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반복해온 ‘말폭탄’ 대신 도발 무기를 대대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의 ‘무언의 시위’를 택했다.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인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화성포-17형)' 10여기가 광장을 지나고 있다.   뉴스1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인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화성포-17형)' 10여기가 광장을 지나고 있다. 뉴스1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최소 11기의 ICBM 화성-17형을 동원하며 화성-17형의 양산체제를 갖췄음을 과시하는 한편, 18개의 바퀴를 단 신형 이동식 발사대(TEL) 5대에 실린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새로 공개된 신형 미사일이 ‘목업(mock upㆍ모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빠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시험발사 수준에는 이를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와 달리 미사일 발사 준비시간이 짧고 연료를 실은 채 장기간 보관도 가능해 사전 포착이 어렵기 때문에, 고체연료 ICBM의 실전배치는 한국은 물론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 역시 몇 달 내에 북한이 첫 번째 고체연료 ICBM 시험에 나설 거라는 관측을 내놨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9일 방송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고체 ICBM' 추정 신형 미사일.연합뉴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9일 방송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고체 ICBM' 추정 신형 미사일.연합뉴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안보 분야 전문가인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무기는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유력하다”며 “북한은 몇 달 내 첫 시험발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시험발사에 이어 성능 확인을 위한 고체연료 ICBM 시험발사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사일 전문가인 이안 윌리엄스 연구원도 “고체연료 추진 ICBM은 액체연료 추진 미사일보다 발사 준비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며 “미국은 조기경보 등에 어려움을 갖게 되고 미사일 발사 전에 미사일을 파괴하는 ‘발사 왼편’(Left of Launchㆍ발사 이전) 단계 공격도 힘들어진다”고 분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