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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구원투수 뜬 재물신…외모·학벌·돈 다 가진 '싱가포르 F4' [후후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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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 국제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 위원회가 오는 3월 23일 청문회에 소환한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최고경영자(CEO) 저우서우즈(周受資·40)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너지통상위는 "저우 CEO가 생애 처음으로 미국 하원 청문회에 서게 됐다"며 "이날 증언자는 저우 한 명뿐이며, 단독 청문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출신인 저우는 틱톡의 구원투수격으로 지난해 CEO로 발탁됐다. 사진 트위터 캡처

싱가포르 출신인 저우는 틱톡의 구원투수격으로 지난해 CEO로 발탁됐다. 사진 트위터 캡처

미 하원은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틱톡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하고 이를 중국 공산당에 넘길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또 틱톡이 약물·성(性) 영상 등 유해 콘텐트의 온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는 청문회에서 그에게 틱톡의 개인정보 유출과 중국 공산당과의 유착 관계를 적극 캐물을 예정이다.

저우 CEO는 엄청난 재산과 화려한 학력, 준수한 외모를 겸비해 중국 언론이 '싱가포르 F4(Flower4·만화 '꽃보다 남자'의 미남 주인공들이 속한 그룹)'라 부르는 인사다.

가는 곳마다 돈을 번다고 해서 중국인들 사이에 '재물신(神)'으로 불린다. 지난해 3월 '틱톡의 구원투수'로 발탁됐다. 그를 낙점한 건 틱톡 창업자인 장이밍(張一鳴·40)이다. 당시 장이밍은 "저우는 우리 초기 투자자이면서 업계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평가했다.

틱톡 CEO 저우서우즈(오른쪽)는 하버드 MBA에서 만난 비비안 카오(왼쪽)와 결혼해 자녀 2명을 두고 있다. 사진 하버드 MBA 공식홈페이지 캡처

틱톡 CEO 저우서우즈(오른쪽)는 하버드 MBA에서 만난 비비안 카오(왼쪽)와 결혼해 자녀 2명을 두고 있다. 사진 하버드 MBA 공식홈페이지 캡처

골드만삭스·DST글로벌(러시아계 펀드) 등에서 투자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온 저우 CEO는 샤오미,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등 '될성부른 떡잎'을 골라내는 뛰어난 안목으로 유명세를 탔다. 틱톡의 모 기업인 바이트댄스와 인연을 맺은 것도 이때다.

투자했던 기업 중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곳엔 아예 임원으로 취직하며 '커리어 패스'까지 챙겼다. 그는 32세 때 자기가 투자했던 샤오미(小米)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됐다. 이때 그는 매일 15시간씩 일하며 3년 만에 샤오미를 홍콩 증시에 상장시켰다.

그의 재임 기간, 샤오미는 270개 기업에 투자하는 산업펀드를 조성했다. '제2의 샤오미'를 키우는 생태계를 만든 것이다. 샤오미 임원진들은 "저우는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글로벌 기업을 이끌 적임자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1년 포천지가 뽑은 '글로벌 40세 미만 비즈니스엘리트 4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저우는 지난 2021년 포천지가 뽑은 '글로벌 40세 미만 비즈니스엘리트 40인'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플리커 캡처

저우는 지난 2021년 포천지가 뽑은 '글로벌 40세 미만 비즈니스엘리트 40인'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플리커 캡처

현재 그의 순 자산은 2억 달러(약 2446억원)로 추정된다. 중국 언론은 그가 싱가포르 거주지를 구매하는데 8000만 싱가포르 달러(약 749억원)를 들였다고 보도했다.

틱톡이 저우를 CEO로 영입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그의 국적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저우는 싱가포르에서 나고 자란 ‘찐’ 싱가포르 출신이다. 학교도 중국이 아닌,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2006년 졸업)하고, 미국의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석사(2010년 수료)를 땄다.

전임 CEO였던 미국인 케빈 메이어는 "미국인이면서 중국을 위해 일하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2개월 만에 물러났었다. 미국도, 중국도 아닌 싱가포르 출신의 저우 CEO를 영입하면, 적어도 'CEO의 출신이 신경 쓰인다'는 트집은 잡히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에 이뤄진 발탁이란 얘기다.

전임 CEO였던 미국인 케빈 메이어(왼쪽)와 현직인 저우 CEO(오른쪽). 사진 제일재경 캡처

전임 CEO였던 미국인 케빈 메이어(왼쪽)와 현직인 저우 CEO(오른쪽). 사진 제일재경 캡처

저우는 틱톡 CEO로 취임한 직후, 틱톡을 향한 여러 의혹을 적극 청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정공법'으로 위기 타개에 나섰다. 기존의 '수동적 방어' 전략에서 180도 방향을 틀었단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저우 CEO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를 갖고 "신뢰를 얻기 위해선 전례 없는 수준의 보안과 투명성 높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틱톡을 둘러싼 세간의 우려에 적극 대응하겠단 의지를 밝혔다.

저우 CEO는 틱톡의 데이터 수집 관행,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의혹 등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일일이 만나며 광폭 행보 중이다. 지난달 말 워싱턴 싱크탱크, 공익단체 등과 릴레이 회의를 열었다고 NYT는 전했다.

최근 유럽에서도 반(反) 틱톡 전선이 형성되자 저우 CEO는 즉각 벨기에 브뤼셀로 날아가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당국자들과 연쇄 회동하며 '틱톡 살리기'에 나섰다. CEO의 이같은 행보에 바이트댄스는 지난해 미 의회 로비자금으로만 540만 달러(약 67억원)를 썼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저우 CEO(오른쪽)는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당국자들과 지난달 연쇄 회동하며 틱톡과 관련된 우려사항을 청취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저우 CEO(오른쪽)는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당국자들과 지난달 연쇄 회동하며 틱톡과 관련된 우려사항을 청취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저우는 세계 150개국에서 10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거느린 소셜미디어(SNS) 틱톡의 CEO지만 정작 자신은 SNS와 거리를 둔 삶을 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엔 게시물이 '0개'다. 틱톡 계정도 사실상 비공개 상태다. 저우의 개인 일상도 감춰져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을 '아마추어 골퍼이자 이론 물리학책을 좋아하는 두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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