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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함께 주석단 오른 김주애…북한군 “백두혈통 결사보위” 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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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8일 밤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일(건군절) 열병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가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전날 열병식 개최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김주애)과 이설주 여사와 함께 광장에 도착하시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김정은의 최측근이자 실질적 2인자인 조용원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조직비서를 비롯해 이일환·김재룡 등 핵심 권력층이 “존경하는 자제분(김주애)을 모시고 귀빈석에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당시 처음 공개된 김주애는 이번 열병식까지 포함해 군 행사에만 다섯 차례 등장했다.

이날 보도된 사진에서 김주애는 검은색 모자와 코트 차림으로 김 위원장의 손을 꼭 잡고 행사장에 들어왔다. 이번에도 이설주는 김정은·김주애 부녀로부터 한 발짝 간격을 두고 뒤따랐다. 김씨 일가를 지칭하는 ‘백두혈통’의 위상을 강조하는 모양새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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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김일성광장을 가득 메운 북한 군인들은 주석단을 향해 “김정은 결사옹위”와 “백두혈통 결사보위”를 외쳤다.

김영수 서강대 명예교수는 “김주애의 등장은 북한의 절대 통치권력은 백두혈통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계속 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10개 면에 걸쳐 열병식 소식을 전하며 총 150장의 사진을 실었다. 무기 및 행사장 전경 사진이 116장이었고, 김씨 일가 관련 사진이 34장이었는데 이 중 15장에 김주애가 등장했다. 이 가운데 사실상 김주애의 독사진이 2장이고, 김 위원장과 나란히 둘만 등장하는 사진도 9장이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열병식은 물론 화성-17형과 연관된 행사에 딸을 계속해 대동한 것은 미래 세대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한다는 측면과 함께 북한 주민과 핵·미사일 간의 연대를 강화하는 가교 역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열병식 자체가 그간 북한의 후계구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2010년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대중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했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1992년 열병식에서 후계자로 공식 등장했다.

다만 국가정보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 보고 등에서 김주애의 후계자 내정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 왔다. 통일부는 이날 “후계구도는 이른 감이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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